오늘도 나는 기억을 남긴다
요즘 주말마다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을 보는게 낙이 되었다. 주인공들의 탁월한 연기력이 한몫을 하는 이 드라마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그려내며, 많은 사람들의 감정과 기억을 건드리고 있다.
저승과 천국, 지옥이라는 설정 속에서
'삶의 성찰'이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누구나 겪게 될 마지막 여정을 미리 경험하고 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에서 죽은 사람들이 저승으로 향하는 열차에 오른다. 그리고 누군가는 천국으로, 누군가는 지옥으로 나뉘어 내린다.
그 장면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나는 어디로 가게 될까?"
지옥으로 빨려들어가는 장면은 정말 무서웠다
지옥에선 사람들이 자신의 죄에 맞는 벌을 받고 있었다. 그 장면들이 너무도 생생해서 정말 그런 곳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묘한 두려움이 밀려왔다.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소심한 다짐도 했다
같이 드라마를 보던 남편에게 물었다.
"저승 가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나이를 정해야 한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어?"
남편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스물다섯."
나도 그랬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세상을 다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던 나이.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 무모했지만, 뜨거웠던 나.
그렇게 저승 열차를 타고 주인공은 천국에 도착한다.
천국생활을 잘하기 위해 오리엔테이션을 하며 천국센터장이 그녀를 '기억의 방'으로 이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이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천국에 도착해서 마주하는 공간속 '기억의 방' 그곳에서 자신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그 설정이
내 마음을 오래 붙잡았다.
죽은 뒤에만 삶을 돌아보아야 하는 걸까?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가끔은 그 방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내가 이뤘던 것들, 놓쳤던 것들, 충분히 사랑하지 못한 사람들, 기억조차 흐려졌지만 분명히 빛났던 순간들.
그 모든 기억들이 나를 만든다.
기쁨도, 후회도, 고요했던 보통날조차도.
그래서 이제는 안다.
삶의 의미란 결국 기억의 총합이라는 걸.
그리고 내가 지금 이 순간에도 기억하고 싶은 것,
그건 아마 이런 다정한 대화들, 슬며시 건넨 위로들,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의 따뜻한 눈빛일 것이다.
천국은 멀리 있는 미래가 아니라, 지금의 기억 속에서도 천천히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는 오늘도 묻는다.
나는 지금, 어떤 기억을 쌓아가고 있을까?
그리고 이 하루를, 훗날 어떤 마음으로 떠올리게 될까?
"천국의 문 앞에 '기억의 방'이 있다는 건,
삶의 모든 순간이 의미 있었음을 말하는 것 같다. 오늘도, 나는 그 방 안에 하나의 기억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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