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원인 진단은 잘못된 처방을 낳는다

by 뉴욕 산재변호사

잘못된 원인 진단은 잘못된 처방을 낳고, 이는 문제 해결은커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나는 대학 시절(벌써 20년 전의 일이다) 주재현 영어 강사의 영어 수업(JFKN)을 무척 좋아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그분은 아직도 현역으로 활동 중인 듯하다. 뉴스 앵커의 발음을 따라 읽게 하는 그의 수업 방식은 매우 활기차고,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최신 시사 이슈를 수업 소재로 다루기도 했고, 아나운서를 따라 발음하다 보면 내 발음이 점점 좋아진다는 느낌도 받았기 때문이다.


그의 지론은, 우리가 영어를 잘 듣지 못하는 이유가 원어민이 말을 너무 빠르게 해서가 아니라 '정확히 듣는 법'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주재현 강사는 그의 강의에서 이 부분을 "여러분은 영어가 안들려서 안들리는 것입니다."라고 소개했다.)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영어에도 연음과 축약, 강세 등이 자연스럽게 적용된다. 그러나 우리는 초중고 교육을 통해 단어를 하나하나 끊어 듣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어, 실제 원어민의 자연스러운 말하기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혼란을 겪는다.


많은 한국 영어 학습자들은 "원어민이 말을 너무 빨리 해서 영어가 안 들린다"고 생각한다. 이 진단은 언뜻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원인은 영어 고유의 발음 흐름에 대한 훈련 부족이다. 하지만 잘못된 진단에 따라 느린 속도의 교재나 반복 재생 위주의 수업이 처방된다면, 결국 실제 상황에서의 영어 듣기 실력은 개선되지 않는다. 진짜 원인은 발음과 청취 패턴의 차이에 있는데, 그걸 간과한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 분석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보고 섣불리 원인을 단정 짓는 경우가 많고, 이는 종종 엉뚱한 처방으로 이어지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다음은 다양한 분야에서 잘못된 원인 진단으로 인해 잘못된 처방이 내려진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기업 경영의 사례: 한 기업이 매출 하락의 원인을 "광고 부족"으로 판단하고, 광고 예산을 대폭 늘렸다고 하자. 그러나 실제 문제는 제품 품질 저하나 고객 서비스에 있었다면, 광고는 일시적인 주목만 끌 뿐, 소비자에게 더 큰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다. 정확한 원인 진단 없이 예산만 퍼붓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신뢰도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는다.

의료 분야의 사례: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단순히 "스트레스성 두통"이라고 진단하고 진통제만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실제 원인이 뇌종양이나 고혈압 같은 심각한 질환이라면, 이러한 오진은 병의 조기 발견을 놓치게 하고 치료 시기를 지연시켜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특히 원인 분석의 정확성이 생명과 직결되므로 더욱 신중해야 한다.

교육 정책의 사례: 학생들의 성적이 낮은 이유를 "공부 시간이 부족해서"라고 단정하고, 수업 시간을 늘리거나 자율 학습을 강화하는 처방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수업의 질, 교사의 역량, 학생의 동기 부여 부족 등일 수 있다. 근본 원인을 무시한 채 시간만 늘린다고 해서 학습 효과가 나아지지는 않으며, 오히려 학습에 대한 스트레스만 가중될 수 있다.


결론: 통찰력 있는 질문이 답을 찾는다

이처럼 잘못된 원인 진단은 잘못된 처방을 낳고, 결국 문제 해결에 실패하거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모든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정확한 원인 분석'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상 너머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왜?" "어떻게?"**와 같은 근원적인 질문이야말로, 진짜 해결책을 찾아가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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