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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주차장 흡연 민원

by 마법사

주차장은 금연구역이다.

그런데
냄새는 쉽게 빠지지 않는다.

전화 한 통이 왔다.

“어제 아침 8시 15분쯤이요.
6동 전기차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이동하셨어요.”

시간도, 장소도 정확했다.

“아이들도 보고 있었어요.
주의 좀 부탁드립니다.”

CCTV를 돌려봤다.

충전기를 뽑고,
담배를 피우고,
담뱃갑을 충전기 위에 올려놓고 간다.

짧은 장면인데
남는 건 길다.

차량을 확인했다.
세대를 찾았다.

전화 대신
문자를 남겼다.

주차장은 금연구역이라는 것,
민원이 있었다는 것,
주의를 부탁드린다는 것.

그 정도면 충분했다.

관리실은
항상 중간에 선다.

누군가의 불편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야 한다.

말을 전하는 일인데
말을 줄여야 한다.

세게 말하면
싸움이 되고,

넘기면
문제가 남는다.

그래서 보통은
그 사이 어딘가를 고른다.

이번에도
그렇게 했다.

질서를 잡는 자리라고 하지만
우리는 경찰이 아니다.

그날도
하나를 참고,
하나를 넘겼다.

그리고

말하는 대신
남기는 쪽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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