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새겨 넣는 일

사진첩엔 파란 조각들이 자라고 있었다.

by 김순현

하늘을 보는 일.
행복하다고 되뇌는 일.
아침 햇살을 받으며 눈을 뜨는 일.
기상 알람이 꺼진 후, 좋아하는 노래가 끝날 때까지 눈을 감고 누워 있는 일.
그런 순간들을 조용히 마음에 쌓았다.
하루에 한 번씩은 꼭, 그중 하나를 꺼내 살아보았다.

누가 하늘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 말이 좋았다.

확신하지 않아도 좋았고, 이유를 묻지 않아도 괜찮았다.

나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시작이었고,
그 순간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의식하지 않아도, 마음이 하늘을 향했다.
사진첩엔 파란 조각들이 자라고 있었다.
화창한 날의 투명한 푸름,
구름 낀 날의 잔잔한 회색,
비 오는 날의 번지는 창.
그 모든 하늘은 감정의 결을 품고 있었다.

나는 기분이 좋았고,
조금은 가벼웠으며,
어느 날은 명확하게 행복했다.
아무 이유 없이 그런 날들이 늘어났다.

사람은 쉽게 상처를 주고,
말은 생각보다 날카로워서,
나는 해롭지 않은 것들로 나를 덮고 싶었다.
그래서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구름을 바라보았다.

구름은 사랑을 주었다.
무해한 사랑.
붙잡히지 않지만, 사라지지 않는 사랑.
언제나 거기 있는 존재.

나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로 했다.
작은 방법으로, 매일 조금씩.
누구의 것도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그렇게 나는,
스스로에게 행복을 새겨 넣었다.
이름 없는 의식처럼,
아무 말 없이.
하지만 분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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