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햄버거가 먹고 싶어 한 햄버거 가게에서 주문을 하려고 했는데, 키오스크를 잘 못 다뤄 20분 동안 헤매다 그냥 집에 돌아왔다. 엄마가 내게 이 말을 하시며 우셨다. 엄마는 이제 끝났다며 우셨다.”
최근 온라인 소통망을 중심으로 디지털화된 사회에 대해 불편함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활동들이 비대면 및 온라인화되면서 이에 어려움을 겪거나 배제당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이러한 ‘디지털 소외’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사 마시기 위해서도 무인 단말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이다. 카페 및 음식점을 시작으로 은행, 영화관, 체육실, 그리고 쇼핑까지 이제는 무인 시스템 사용하지 않고 직접 사람을 통해 일을 보는 것이 예외의 상황이 되었다. 게다가 코로나 19로 인해 이러한 상황은 더 격화되는 추세다. 실제로 한 숙박 애플리케이션 기업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3월 이후 키오스크(무인 판매기) 판매량이 연 평균 63% 이상 증가하였다고 한다.
디지털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계정을 통해 ‘자신의 부모님이 키오스크를 사용하시지 못해 끝내 우셨다’며 무인화된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고충과 분노를 털어놓았다. 이 글은 만 오천 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공유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일각에서부터 ‘자신도 이런 디지털 사회에 불편함을 느낀다’라는 지지의 말들이 더해지고 있다. 실제로 디지털 소외 계층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한 디지털 사회에서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답했고, 저소득층, 장애인, 장노년층 노인 순서로 그 체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젊은 사람들 사이에도 디지털 소외는 노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며 자신들조차도 이런 현실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호소한다.
한국 소비자원의 고령 소비자 무인 판매기 이용 조사에 따르면 고령 소비자 5명 중 3명이 터미널 및 버스 표 구매를, 5명 중 5명이 패스트푸드점 무인 판매기 사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이유에는 복잡한 단계가 51%로 가장 앞섰고 뒷사람 눈치 보임(49%), 그림 및 글씨가 안 보임(44%) 등이 뒤를 이었다(중복 가능). 어려운 무인 판매기 사용으로 인하여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렵다. 무인 판매기를 사용하고 있는 매장 30군데를 조사한 결과 사용 도움을 위한 직원이 있는 곳은 7곳, 사용법이 배치된 곳은 9곳, 고령자 도움 화면이 있는 곳 0곳으로 나타나며 디지털 사회의 이면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결과조차도 모두 ‘무인 판매기 사용을 시도할 수 있는’사람들의 이야기다. 시각 장애인을 비롯해 무인 판매기를 사용조차 못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무인 판매기를 ‘똑똑한 벽’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모든 사진 및 글씨가 평면의 화면 속에 나올뿐더러 도움 요청을 위한 전화번호 및 사용법조차도 잘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람이 있는 다른 매장을 찾는 것 외에는 아무런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디지털 사회 자체가 소외 계층 및 약자를 고려해 신중하게 도입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이미 디지털화가 진행된 사회에서는 누구나 디지털 기술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표용정책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라고 입을 모아 제언한다. 실제로 한국 정보화 진흥원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디지털 종합 역량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거나, 서울 디지털 제단에서 디지털 교육 로봇 200대를 노인 복지 시설에 보급하는 등 단체 및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을 점진적으로 도입하려고 하는 추세다.
또한 이런 단체 및 정부의 지원이라는 큰 틀을 전제로, 다음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은 사람들 사이의 배려와 도움이다. 몇 달 전 공익광고협의회는 ‘오지랖이 아니라 배려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사람들 간의 배려와 도움을 강조했다. 누구나 이 디지털 사회가 생소하고 막막할 수 있다. 우리의 배려와 도움, 따뜻한 마음이 이런 디지털 사회를 녹일 수 있는 또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