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속의 아이러니

음악회는 졸면서도 가요

by 화우

인생은 참 아이러니하다.

전에는 이 봄이 그토록 아프고 힘들었는데 이제는 이 봄이 그렇게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나만의 인문학적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간밤에는 작은 음악회에 다녀왔다.

벅찬 일들 때문에 힘들었는지 아름다운 음악이 퍼지는 작은 홀에서 얼마나 머리를 흔들며 졸았는지 모른다.

오페라가 퍼지는 홀에서 졸다가 일어나니 갑자기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뒤에서 음악을 듣고 있는 직원이 왠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속으로 저 여자는 혼자 여기 자러 왔다 할 듯했다.)

해설자가 푸치니의 토스카에 대해 이야기해 주며 성악가가 노래를 불러 주었는데 어떤 내용인지 알지 못한다.


기껏 젤 마지막에 불러준 마중이라는 가곡만 마음에 남는다.


인간이 만든 예술,음악, 미술, 문학 아름다움을 갈구하는 마음에 내 허영심을 보탠다.


친구들이 너는 자면서 왜 음악회에 가는지 묻는다면?

"나는 대답한다"

잘 알지는 못해도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 자면 나도 덩달아 아름다워지는 것 같아서라고 대답해주고 싶다.


작은 음악회가 끝나고 밤하늘을 보며 돌아오는데 곳곳에 벚꽃이 망울을 맺고 있다.

가장 처절하게 슬프던 계절이 이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 앞에 서 있으니 인생은 끝내 해답을 주지 않는 아이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