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돌아 올 집이 되어 있었다.

까멜리아 뷔페에서

by 화우

설날. 오랜만에 투어를 가지 않았다~1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 집 근처 웨스틴 조선 비치 런치를 예약했다.

생각보다 큰 금액이었다.

하지만 삼십여 년을 이 동네에 살면서도

아이들 데리고 한 번쯤 와보고 싶었다.

그 사치를 이번에는 미루지 않았다.

가족 단위의 사람들로 레스토랑은 붐볐다.

창가, 오션뷰로 부탁했다.

봄이 오고 있는 바다가 한눈에 펼쳐졌다.

같은 바다라도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가격표가 붙는다더니

그 말이 실감 났다.


나는 시골인 친정에 가면 한 번도 편히 쉬어본 기억이 없다.

엄마를 일찍 보내고

산더미 같은 청소와 반찬 만들기,

아버지의 투정과 잔소리로 시간을 채우다 돌아오곤 했다.

돌아오는 길은 늘 서글프고

마음이 아련히 저려왔다.

이제는 그 슬픔조차

세월 속 어딘가 문경 산골

뭉우리재 너머에 묻어 두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다른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 아이들이

삶에 지치고 힘들 때

눈치 보지 않고 돌아와

편히 밥 먹고 쉬었다 갈 수 있는 집.


내가 만든 집 안 곳곳에

따뜻함과 편안함이 떠 있어

그들이 다시 세상으로 나갈 때

나처럼 아프고 서글프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뷔페 ‘까멜리아’에는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듯 붉은 참치회와

향이 짙은 갈빗살,

바삭한 해산물 튀김과 디저트가 놓여 있었다.


서른을 앞두고 각자 지방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며

“너희들도 나중에 아이들 데리고 오면

엄마랑 여기 왔던 것도 기억해 줘.”

라고 말했다.


미포에서 청사포까지 걸었다.

차가운 바다를 배경으로

매화꽃이 부끄러운 듯 피어 있었다.

나는 이제,

누군가에게 돌아올 집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