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중조절 실패

내 입과 머리의 거리가 이렇게나 멀다니

by 자라는맘

내 입과 머리의 거리가 이렇게나 멀었나?

도대체 생각했던 게 말로 나오질 않는다.

생각은 '잘못한 행동은 단호하게 짧게 말하지만 잘한 행동은 좀 오버해서 칭찬해 줘야지'

입은 "또 봐라. 도대체 왜 이러냐? 그만 좀 해! 야! 혼난다!(이 부분이 잘 써지만 여기까지...)"

칭찬을 임팩트 있게 해 주고 꾸중은 짧게 끝내야 하는데

역시나 반대로 꾸중을 아주 임팩트 있게 한다.

오늘도 비중조절 실패다 ㅠ


무엇이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왜 그렇게 화를 냈는지

돌아서면 후회가 밀려오는데

그 순간에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나쁜 모습부터 지적하게 된다.


아이는 아직 여덟 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나는 자꾸 그 아이에게 어른스러운 태도와 판단을 요구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이건 허용해야 할까, 안 될까?'

'지금 참아야 할까, 말해야 할까?'

'그냥 넘어가면 버릇되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고

그 상황이 되면 짧은 순간 현명하게 판단하는 게 참 어렵다.


사소한 문제 하나도 쉽게 결정할 수 없고

매 순간 엄마로서 '잘하고 있는 건가' 스스로 묻게 되는

요즘이다.


엄마가 된 지 8년

하지만 아이가 자라는 것만큼

엄마도 엄마로서 여전히 자라는 중이라

미흡함이 많다는 걸 요즘 느낀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참으로 섬세하고도 고된 일인 것 같다.

정답도 없고, 정해진 매뉴얼도 없고

가장 사랑하는 존재에게 가장 쉽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엄마라는 사실이 가슴 아프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완벽한 엄마는 없어.

아이도 배우는 중이고, 너도 엄마로서 배우는 중이니까.

실수해도 괜찮아, 마음만은 진심이었잖아."


혹시 오늘도 아이에게 짜증을 냈다가

혼자 반성 중인 엄마가 있다면

동지여! 우리 잘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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