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보내고, 새로 얻은 마음의 자리
나는 배 아파 낳은 아들 딸이 있고, 배 한 번 아프지 않고
시간 한 번 들이지 않고 얻게 된 아들 딸이 있다.
자식을 키우던 시간은 세월이 지나며 구체적인 장면들은 희미해졌지만,
그 무게만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무엇에 비할 수 있을까. 낳실 제 괴로움은 다 잊고,
기르실 때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며
손발이 닳도록 고생하던 마음.
그 정성은 어느 부모에게나 다르지 않다.
그리고 자식들이 출가하며 나는 새로운 아들, 새로운 딸을 얻었다.
이 아이들을 키워 낸 그들의 부모, 사돈들에 대해 나는 문득 고개를 숙이게 된다.
내 배는 아프지 않았고, 돈을 들이지도 않았고, 시간을 쓰지도 않았는데
이미 한 사람의 삶으로 완성된 인연들이 내 앞에 와 있었다.
공짜로 얻었다는 사실이 이 인연들을 가볍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은 바닥까지 낮아진다.
이 젊은이들의 미래는 이제 그들 자신의 몫이다.
나는 더 이상 끌어당기지 않고, 앞서 걷지도 않는다.
다만 지금의 자리에서 관조의 시선으로 조용히 응원할 뿐이다.
이 글을 마치며, 인연을 붙잡거나 정의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는 마음으로
노래 한 곡을 조용히 남긴다.
그러나 저러나 인연은 소중해
머물다 가도, 멀어져 가도
그들이 살아갈
앞날은 그들 몫이니까
그러나 저러나 인연은 소중해
나는 여기서
응원이라는 이름으로
조용히 바라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