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하늘 우산 함께 쓰고 있구나

by 사과이모


비 오는 오후, 노란 우산을 받쳐 들고 산책을 나섰다. 색색가지 우산을 받쳐 들고 분주히 걸어가는 사람들, 나 홀로 천천히 사람 구경, 우산 구경하는 시간... 사람들 표정도 제각각, 우산 색깔도 제각각... 맑은 색, 짙은 색, 화사한 색, 알록달록 무지개색.. 사람들 표정과 우산 색을 번갈아 구경해본다.


우산은 '비우' '우산산', 비를 가려주는 우산이다. 때로 우산은 비바람 부는 날, 바람을 막아주어서 좋다. 바람 우산이란 이름은 없지만, 이름 지어주고 싶을 만큼.


마음에 바람 부는 날, 내 마음의 바람도 바람 우산 받쳐 쓰면 잔잔해지면 좋겠다. 그리움에 몹시 휘청거리는 날, 그리움 우산 밑에 가만히 서면 고요해지면 좋겠다. 슬픔에 깊이 빠져 있는 날, 슬픔 우산 쓰면 내 작은 슬픔이 동그란 물방울 되어 비와 하나 되면 좋겠다. 세상이 내 맘 같지 않은 날, 기쁨 우산 속에 들어가면 화들짝 기쁨이 내 맘속에 솟아나면 좋겠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날은, 우산 하나면 족하니 내가 가지고 온 우산은 몰래 두고 나가도 좋겠다.


바람 우산, 그리움 우산, 슬픔 우산, 기쁨 우산, 사랑 우산.. 아이들을 위한 '우산 동화'를 지어보면 좋겠다, 생각하며 걷는 산책길..


문득, 걷다 보니 날이 개었다. 나만 우산 받치고 걷고 있다. 오며 가는 사람들, 작은 눈짓 보내준다. 이제 우산 내려도 되어요.. 모두의 가슴이 잔잔해졌구나, 고마운 우산 덕분에.


우산 내리고 하늘 올려다본다.

아... 우리는 모두 하늘 우산 함께 쓰고 있구나!

빙긋이 웃으니 가슴에 기쁨 방울이 또로록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