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괴괴랄랄 Jan 13. 2024

[일침] 빈수레 혐오를 멈춰주세요

그 사람이 바로 나예요

어제 시장가느라 구루마를 끌고 가는데

굽이굽이 돌마당을 지나느라

거의 소리를 지르며 제게 질질 끌려오더라고요.

어찌나 악을 쓰던지;;

도 모르게

으 빈수레가 요란하다니까

하고 구루마에게 면박을 줘버렸습니다.


30초만에 별안간 빈수레에 빙의.


왜 우리 조상님들은

빈수레에게 시끄럽다며 쿠사리를 먹였을까요

결국 수레의 용도는 비어있을 때 뿐인데

빈 수레가 언성 좀 높이면 안됩니까????

비어있는 덜덜충 구루마

내 시장투어에 동행할 수 있는 동반자라는 사실을

왜 자꾸 잊냐는 말입니다.


있는 힘을 다해 악을 쓰고

없는 입으로 애써 아우성을 친다는 건

님들이 언제든지 필요할 때

손을 뻗으면 사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두 발 달린 수레의 뜨거운 진심을

이제는 알아달라. 알아달라.


뭐 잔뜩 들어있는 수레는 입 좀 닫고

조심스럽게 집까지

식자재나 모셔가면 될 일이다.


...


그저 취준 중이라, 심신미약이라

신병에 걸려 떠드는 글이 아닙니다.

빈 수레.

그들에 대한 혐오를 멈춰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맛집] 도쿄여행가면 꼭 먹어야할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