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괴괴랄랄 Feb 21. 2024

[QnA] 철학과 졸업하면 뭐하냐

집에서 누워있음

이제부터 누군가 나에게 이 질문을 한다면

그냥 이 브런치를 공유할 생각입니다.


가장 많이 받은 질문부터 답변할게요.


1. 철학과 가면 뭐 배워?

2. 철학과 졸업하면 뭐해?

3. 진짜 장풍 배워?

4. 사주/손금/면상 볼 줄 알아?

5. 철학과 왜 갔어?

6.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 누구임?


뭐 크게 추리면 이렇게 여섯개 정도인데

추가적인 질문있으시면 언제든지 남겨주세요.


1. 철학과 가면 뭐 배워?

ㅎㅎ

철학을 배웁니다만.


일단 동양철학, 서양철학의 기초를 배우고요.

거기서 좀 더 깊게 들어가서

서양철학 - 독일, 프랑스, 희랍 등

동양철학 - 공자, 맹자, 노장사상 등

+ 윤리학, 정치철학, 과학철학, 사회철학, 논리학 등


크게 종합해보면 철학자들의 사상을 배웁니다.

윤리학이나 정치철학, 논리학 역시

철학자들이 비슷한 관점에 대해 논의한 내용을 

종합해 놓았다고 생각하면 될듯.


2. 철학과 졸업하면 뭐해?

이건 진짜 철학과 졸업생 100명을 모아놓고 물으면

전부 다 다른 대답을 할 거라서

한 마디로 정리를 못하겠음.

일단 저는 집에 누워있습니다.

(백수라는 뜻)

홀홀


졸업하고 나서는 

1) 절에 있는 명상센터에서 알바 1년

2) 라이브커머스 방송 작가로 1년

3) 캐나다 반년 어학연수

4) 유튜브 <동심파괴> 대본 작가

5) 공공기관 홍보 영상 대본 작가

머,, 이런 일들을 했삽니다.


꿈은.. 돈 많이 버는거요ㅜ


3. 진짜 장풍 배워?

아니요.


4. 사주/손금/면상 볼 줄 알아?

사주/손금에 관심 많아서 볼 줄은 압니다만

학교에서 배운 적은 업슴.

다만 동양철학 <노장과 도교> 수업시간에 

음양오행에 대해서는 배웠습니다.

그래서 뭐가 상극이고 상생인지 정도는 다 알아요.


비슷한 맥락으로 '철학원 개업할거야?'가 있는데

흠... 그건 안할듯.

면상이 아니라 관상..도 보고 싶지만 

사람보는 눈이 뒤진 관계로 못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5. 철학과 왜 갔어?

1) 왜 사는지 존나 궁금해서 (심오)

2) 성적 맞춰서

이 둘 중에 하나라고 보통 많이 생각하시더라고요.

그치만... 둘 다 아님쇼ㅠ

이것도 사람마다 다 달라서 제 의견을 써보자면.


고등학교 때 저는 그냥 글 쓰는 걸 좋아하는

꿈없는 학생이었습니다.

공부를 잘 하지는 못했지만 

그냥 공부해서 좋은 대학가는 걸 목표로 했고

처음으로 미래에 대한 선택을 해야하는 순간에

진짜 머릿 속이 복잡했고 고민이 많아지더라고요.

그 고민을 좀 더 해보고 싶어서 골랐습니다.


6.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 누구임?

흠.. 저는 개인적으로 저명하신 철학자

중에서는 좋아하는 사람 없어염.

입만 산 느낌임.

철학자는 안좋아하지만 윤리학, 인식론 좋아합니다.


+

후회는 안하냐.

취업하기 힘들지 않냐.

이런 질문도 진짜 많이 받았거든요.


일단 후회는 안합니다요. 

오히려 인생에서 내가 한 선택 중에

가장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업하기 힘든 건 팩트지만 

ㅎㅎ 문계 십퍼센트는

인구론에서 사실 누구나 취업하기 힘듦.


제가 생각했을 때 철학은 이해의 학문같아요.

어떤 질문은 늘 절대적인 답은 없지만

내 머릿 속에는 답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 '낙태 동의'나 '마약 합법화'같은,,


근데 철학과에서는 나와 답이 다른 사람의 말을

외우고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되거든요.

20살 초반에 자의식으로 가득찼던 제가

다름을 인정하게 된 건 철학을 배우면서였어요.


고딩들한테 철학과 추천 함?안함?

철학과에 다니면서 가장 만족했던 건

그 어떤 과보다 다양한 글을 쓸 수 있다는 거였어요.

정말 4년 내내 모든 과제가

생각을 정리하고 그 걸 글로 풀어내는 거였음.


1페이지짜리 글을 10페이지로 만드는 

무한대의 글 장인이 되고 싶다면 개추.


그치만 명확하게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 기술을 배우는 과에 가서 

철학을 부전공하는 걸 매우매우 추천합니다.


철학을 배우고 사상을 탐구하는 건

정말 백익무해임. 진짜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