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전문대학원 MBA를 지원하는 과정을 기록해 보자
혼자 여행을 다녀오니 작은 용기가 생겼다.
경영 전문대학원 MBA를 지원해 보겠다는 용기.
대학교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그 대학조차 못하면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문구를 수험생 시절에 봤다.
문구는 아직도 머릿속에 남을 만큼 임팩트 있었다. 좋은 대학을 가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10년 정도 지난 일이라 흐릿하게 기억이 난다. 2012년부터 수시지원 전략이 갑자기 바꿨다. 수집모집 지원 기회를 5회로 제한을 두겠다는 것이다.
그때가 고등학교 2학년 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6월 모의고사 결과에 처음 보는 대학교 이름이 보였다. 내 수능 결과에 1차 충격을, 한국대학교육협의에서 발표한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을 보고 2차 충격을 받았다.
약 2달을 고민 끝에 5군데 대학을 지원했다. 엄청 하향 지원했다고 생각한 대학에서는 내가 가고 싶은 과를 지원했다. '설마 여기만 붙지는 않겠지' 하고 생각했던 곳이었다.
생각이 현실이 되었다.
여기 말고 다른 대학교는 모두 떨어졌다.
수험생 시절, 놀지 않았다. 그러나 공부도 안 했다. 도서관은 맨날 다녔지만 책상에만 앉아 있었다. 마음만큼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었지만 내 지금 상황이, 환경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그렇게 부정적인 생각만 증가했다. 그러기에 죽어도 재수를 하기는 싫어졌다.
이 대학교라도 다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냈다.
한 학기가 지나고, 1년이 지나가면서 다시 부정적인 생각이 찾아왔다. 특히, 취업 준비를 할 때 학벌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다는 걸 깨달았다.
힘든 마음도 잠시, 감사하게 내 잠재력을 알아주는 회사를 만났다. 2번의 인턴 끝에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그 회사에서 지난 4년 동안 지금까지 일하고 있는 중이다.
서른 살이 된 지금 '대학이 인생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스무 살에는 물음표로 끝났다면, 지금은 느낌표로 끝난다.
공부를 잘하는 건 그저 한 개의 역량일 뿐이다. 누구는 말을 잘한다. 누구는 다른 사람 말에 공감을 잘한다. 그런 역량 중 한 개일 뿐이다.
그저 운이 좋게 공부를 잘하는 머리로 태어났을 뿐이다. 대한민국의 교육 체제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에게 우대를 해준다. 공부 이외에 다른 역량들은 무시한다. 각자 가지고 있는 인격이 소중한데 말이다.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그저 대한민국 현실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서울대, 연고대 나온 사람들이 졸업 후 20, 30년 행복지수가 제일 밑바닥이라고 한다. 일반 사람들과 동일하게 회사에서 임원이 되지 못하며 쫓겨날 걱정을 하고 있다. 자식들이 본인만큼 공부를 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세상에서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은 학사 학위가 없다. 컴퓨터 제조업체 델 설립자인 마이클 델은 대학 1년 때 중퇴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입자인 빌게이츠는 2학년까지 다니다가 때려치우고 회사를 창립했다. 에반 윌리엄스는 1년 6개월을 다니다가 중퇴하고, HP와 구글을 다니다가 트위터를 개발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도 마찬가지이다. 5분 정도 고민하다 중퇴를 하고, 페이스북을 창업했다. 오라클의 창립자인 래리 앨리슨은 의대를 들어갔다가 중퇴하고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회사를 만들었다. 얀 쿰은 대학 졸업 하기 전 왓츠앱을 만들고 졸업 직전에 그만뒀다고 한다.
대학교를 중퇴하라는 게 아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본인들의 역량을 믿었다. 그러기에 나도 나 자신을 믿어보고자 한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다시 한번 학벌의 문턱이 느끼어졌다.
생각의 변화는 분명 있다. 과거에는 부정적으로만 바라봤던 문턱이 지금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성장할 수 있는지 관점에서 보는 중이다.
한국 사회에서 말하는 좋은 대학교 간판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MBA를 준비하는 과정을 기록하며 누군가에게 발판을 마련해주고 싶다.
2024년 9월부터 지원하는 HKUST (홍콩과기대) MBA를 차근차근 준비해 보자. 이 글을 보고 있는 구독자 중에 2025년 입학 목표로 지원 준비를 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