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에 없었던 일이 일어난다면 어쩌면 돌아가라는 신호일 수도
한 달 만에 해외여행을 두 번 다녀왔다.
그것도 베트남으로.
베트남을 선택했던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친척이 베트남에서 한인 식당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호찌민에서 일주일 생활을 하고 오니 '생각보다 짧았다'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다시 비행기표를 보기 시작했다. 왕복 19만 원이 아닌가? 다낭 비행기표가 2만 원 더 저렴했다.
2만 원 차이가 나는 만큼, 이틀 동안 고민했다.
그리고 '고민을 해서 무엇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망설임 없이 결제했다.
악명 높은 베트남 저가 항공 비엣젯 항공 (Vietjet Air)에 한번, 기내 수화물만 있는 항공권이어서 두 번 걱정이 되긴 했다. 걱정도 잠시 바쁜 일상에 치여 살다 아무 생각 없이 3주가 지나갔다.
그리고 여행 전날, 이틀 동안 있을 호텔만 예약을 했다.
원래 계획은 당일이었는데 여행 두 번째 날 다른 회사 면접이 잡혀있었기 때문이다. 이 에피소드는 다른 메거진에서 풀어보도록 하고, 오늘은 다낭 이야기에 집중해 보도록 하겠다.
다낭 여행은 생각보다 재미없었다.
일단 매시간 아니 매분 더위와 한판 싸워야 했다. 씻고 나왔는데 1분이 지나고 나서 땀이 벌써 흐르기 시작했다.
일사병에 걸렸다. 물도 하루에 20리터는 마신 듯하다.
한국 돌아오기 3일 전부터는 몸이 너무 안 좋아서 하루 종일 호텔에만 있었다. 하루는 24시간 정도 잔 거 같고, 나머지 이틀은 호텔에서 뒹굴뒹굴거렸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오전에 잠깐 롯데마트에 들러 망고젤리와 말린 코코넛 과자를 사 왔다. 참고로, 베트남에도 롯데마트가 있다.
완전 경기도 다낭이다. 5시간 비행기 타고 한국 여행 온 게 아닌데...
심지어 찾아보니, 올해 베트남에서 사상 최고 섭씨 44도 기온을 5월에 기록을 했다고 한다. 2019년 4월 20일 기록된 이전 최고치 43.4도를 넘어섰다.
이런 날씨에 나는 베트남을 두 번 다녀온 것이다.
생각해 보면 미친 짓이다.
그러나 문득 다른 관점으로 달리 바라본다면, 추억이고 새로운 경험이다.
나이 마흔, 쉰 먹고 땡볕더위에 하루에 2-3만보씩, 일주일 기간 여행 기간 동안 걸을 수 있을까?
그때는 정말 몸을 생각할 나이이며, 이런 더운 날씨에는 걷기보다 그랩 택시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계획이 없었던 일이 일어난다면, 어쩌면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당신에게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힐링을 하라는 신호일 수 있다. 또는, 잘못된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으니 돌아가라는 안내판일 수 있다.
불안해하지 말자.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삶이다.
그걸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고, 그 불안감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때서야 앞으로 어떤 삶이 다가올지 즐거움과 설렘으로 기다릴 수 있다.
내 뜻대로,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너무 슬퍼하지 말자.
눈에는 안 보일지 몰라도 그 누군가는 뒤에서 당신의 노력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으며 기도해주고 있다.
인생 계획이 어떻게 틀어지는지 걱정하기보다, 어떤 식으로 개척되는지 조금을 기대를 가져보는 걸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