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쉴 수 있어도, 그걸로 이미 충분해
누구나 출발선은 같다는 착각에서부터 벗어나자
두 번째 프로젝트 롤오프. 그리고 지나간 3년의 시간.
살아가다 보면, 인생이 허무해진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그 순간마다 목적지 없이 어디론가 문득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가 더 길어질수록, 프로젝트가 연장되면서 그 지루함은 더 커지는 걸 느끼고 있었다.
인생을 되돌아보면 항상 한 장소에서 오랫동안 머물었던 기억은 없다. 학창 시절에도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한국을 오고 가며 지역을 여러 번 옮겨 다녔다. 유치원도 두 곳을 다닌 걸 보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긴 했나 보다.
근데 막상 1주간의 휴가가 주어지니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 낙엽은 지고 잎이 다 떨어져 나무들은 겨울을 준비하지만, 나는 정작 시간의 소중함을 잃어버리고 나 혼자 멈춰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방향성을 잃어버린 듯하다. 어느 순간부터 노력 없이 찾아와 얻은 행운을 기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뜻밖에 운을 얻고자 하는 건 나 혼자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조회수에 미쳐 자극적인 콘텐츠를 일상에서 보다 보니, 모두가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찾기를 원한다. 글은 꾸준히 쓰기 싫어하지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를 원하고, 운동은 하기 싫어하지만 남들이 부러워하는 몸매를 만들기 원한다.
그래서 어제 저녁부터 일주일 동안 물만 마시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