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빅 4시, 눈을 뜨자마자 회사로 걸어갔다
새벽 4시 회사로 출근했다.
머릿속이 어지러운 건지, 저녁 12시에 자고 3시 30분쯤 뇌파가 일어나라는 시그널을 보냈다.
물 한잔 마시고 겨울을 쳐다봤다. 어제보다 다크서클이 더 심해졌다. 피로가 누적된 게 분명하다. 다시 누웠지만, 10분째 잠이 안 왔다. 잠은 안 오고 생각만 많아졌다.
차라리 새벽 산책을 하자고 결심했다. 아디다스 운동화 끈을 꽉 묶고 목적지 없이 무작정 나갔다.
복잡했던 머리가 아무 생각 없이 30분을 걷다 보니, 새벽 공기처럼 맑아졌다. 그리고 문득 오늘 저녁까지 해야 하는 회사 업무가 생각난다. 가장 머리가 맑을 때 효율이 올라가다 보니 회사로 걸어갔다.
회사가 자율좌석제여서 사물함에서 출력물만 가지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졌다.
MZ세대 20, 30대 취업 관련 글을 보면 '워라밸' 보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나타났다고 한다. 물질적 보상보다는 개인적 시간의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MZ세대는 단지 마케팅 용어일 뿐, 세대 불문하고 요즘 모두의 트렌드가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는 것이라고 한다. 40, 50대도 보면 업무 시간에 최대한 일을 다 끝내고 6시 칼퇴하여 가정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마케팅 용어는 저 멀리 안 보이는 곳에 제쳐두고, 나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나에게 중요한 건 뭘까. 워라밸이 중요한 걸까. 그리고 워라밸이 앞으로 지켜진다면 과연 행복할까.
생각해 보면 나 자신에 대해서 돌아본 적이 없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은 무엇인지, 또 무엇 때문에 회사를 다니는지. 의식의 흐름대로 살아왔고 그렇게 회사도 4년 다니고 나이도 서른 살이 되어버렸다.
더 이상 내 회사 생활에는 워라밸이 없다. 일과 삶의 블랜딩, 즉 워라블의 연속이다.
일과 삶은 필연적으로 동반하지만 무개를 재는 것처럼 정확하게 분리하기는 어렵다.
애초에 그 둘을 정확하게 분류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그것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일과 삶, 두 개 모두 집중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내가 1년 차, 2년 차가 되어갈 때까지 그랬었다.
어쩌면 일과 삶의 구분은 애초부터 어려운 게 아니었을까. 이 또한 마케팅 용어의 일부가 아니었을까.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애정과 관심이 있는 건지 내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지 스스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항상 일은 하기 싫다. 일하기 싫은 숙명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