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답이 없을 때는 그저 걷고 또 걸었다
지난 5주 동안 걸음 수 평균 27,119 걸음.
오늘 아침에 내 아이폰 13 미니에서 알람 추세이다.
지난 일주일간 상세 걸음 추세를 확인했다. 어제는 34,400 걸음, 이틀 전에는 37,852 걸음을 가리켰다. 홍대 경의선숲길을 따라 걸으려 가는 지금도 27,860 걸음이다.
모두가 왜 이렇게 많이 걷는지 물어본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많이 걷는지 의아해한다.
다이어트라는 의지를 가지면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는 어릴 때부터 걷는 걸 좋아했다. 정확히 말하면 목적지 없이,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걸 좋아했다. 고등학교 시절 한 번은 쉬지 않고 8시간을 걸어본 적이 있었다.
그냥 걷다 보니 4시간이 지났다. 그렇게 다시 집으로 돌아오니 하루의 1/3이 지나갔다.
원래부터 생각이 많았다. 요즘 들어 생각이 생각을 낳는다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도 다른 아침과 같이 오전 7시쯤 산책을 나갔다. 걷고 또 걸어서 몸살이 난 건가. 꽃가루가 흩날리며 봄이 찾아왔다는 비염을 알리는 시그널인가. 뭐가 되었든 몸보신을 하고 싶어서 추어탕 집을 검색을 했다. 500미터 근처 대방동에 후기가 매우 높은 맛집이 있었다.
통추어탕 가격은 만이천 원. 저렴한 비용은 아니지만 반찬이 너무 맛있었다. 반찬만으로도 점심 장사를 해도 된다고 생각을 했다. 물론 통추어탕은 더 맛있었다. 미꾸러지가 너무 신선해서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만약 이 메뉴에 서양의 수프를 추가해서 코스 요리처럼 판매를 하면 더 인기가 많아질까. 추어탕이 아닌 새로운 이름을 모색해 팔면 외국인들에게까지 인기 있는 메뉴가 되지 않을까?
그러면 만이천 원이 아닌 삼만 원에 팔아도 미쉘린 가이드에서 소개하는 맛집이 되지 않을까.
밥 먹는 10분 동안 여러 생각들을 했었다.
지금은 홍대에서 핫한 메인 거리를 걷고 있다. 다양한 국적, 연령대의 사람들이 걷고 있다.
작가로 다시 태어난 이 순간만큼은 사람들이 사람으로 안 보인다.
글감으로 보인다.
모두가 똑같은 홍대거리를 걷고 있지만 각자 어떤 인생의 사연들을 갖고 있을까. 모두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돌아다니지만, 내면에도 과연 행복할까.
생각이 많아진다. 그 생각을 비우기에 나는 또 걷는다.
홍대는 젊음의 거리인가 보다. 그 젊음이 생각을 정복해 아무 생각이 안 들게 한다.
확실히 핫하다. 그렇게 오늘도 하루도 감사하며 즐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