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열며(삶이 보이는 창 127호 발행인 글)
위드 코로나의 신세계를 앞두고.....
백신 접종이 연일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돌파감염자의 숫자 또한 신기록을 향해 지칠 줄 모르고 달리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기면 일상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는 장밋빛 미래에 불과했네요. 인간의 미래 예측력이라는 것이 기대치가 반영된 것인 만큼 실제는 상당히 다른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지요. 과학적 지식과 미래설계도 인간의 한계 범위를 넘기는 어렵다는 것이 팬데믹 극복과정이 또 한 번 입증했네요. 그래도 현실에서 가능한 수준의 과학적 예측력과 상상력이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된 것도 역사적 사실입니다.
역병 방제를 위한 봉쇄와 방역만으로 조기 극복이 어렵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백신과 치료제를 사용하며 불안한 동거체제는 이제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선진 각국들이 코로나와의 동거체제에 먼저 돌입했고 우리나라도 뒤따를 예정입니다. 2년여의 단절과 봉쇄를 경험한 사람들은 지치고 힘든 상황이라 불가피하게 위험을 감수한 신세계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름하여 위드 코로나 시대!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워라밸(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이라고 합니다. 워라밸이 잘 되어야 일하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증가합니다. 방역이 쿼런틴(Quarantine)입니다. 이제는 '쿼라밸'(쿼런틴 앤드 라이프 밸런스)을 맞춰야 하는 신세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몇몇 개인만으로는 안되고 사회 전체가 여건을 만들고 지켜나가야 가능한 미래 설계입니다.
공상과학(SF) 작가인 윌리엄 깁슨은 “미래는 이미 와 있다. 아직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설파한 적이 있습니다. 굳이 선포하지 않더라도 이미 우리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루하루의 삶을 하루벌이로 버티는 분들에게는 이미 위드 코로나 이외에는 답이 없기 때문이지요. 빈국과 빈곤층에게는 코로나 조차도 하루의 먹거리를 확보하느냐 마느냐 보다는 덜 공포스럽기 때문일 것입니다. 백신과 치료제의 나눔이 인류의 공존을 위한 조건이 되는 것이고 서로에게 기댈 둔덕이 되는 시점입니다. 인류공존의 가치를 생각하는 가을입니다.
어찌 되었든지 막연하고 공포스러웠던 작년보다는 조금 더 나은 가을입니다. 내년 이맘때쯤이면 일상 회복을 기준으로 조금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해 봅니다.
온 세계가 당면한 코로나 상황에 대처하느라 세상의 근본적 변화에 대한 관심이 덜해지는 것은 본질적 문제해결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라 안타깝습니다. 세상의 흐름 저변을 읽는 일부 졸부들의 눈과 그들의 성공은 회자되지만 엉망이 된 세상의 본질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치열한 싸움은 조명이 되지 않는 것이 현 세태입니다. 그렇다고 거대한 강물의 흐름이 역류할 턱은 없는 것이니 세상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수준으로 바뀌고 있을 것입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기반은 여전히 위드 사람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 사는 세상이 자연과 멀어지면서 희대의 역병이 발병된 것일 뿐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으로의 변화를 원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그 바뀐 세상은 우리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설 것이라는 믿음으로 ’ 삶이 보이는 창‘은 늘 열려 있을 것입니다.
위드 코로나, 위드 사람, 위드 삶창입니다. 힘냅시다.
(2021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