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열며(삶이 보이는 창 126호 발행인 글)
역병 방제의 1차 관문이 보일 때....
현생 인류를 벌벌 떨게 만들었던 팬데믹 고행길에 백신접종과 치료제 개발로 희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고약한 역병은 과연 방제가 될 수 있을까요? 아직 넘어야 할 험산준령과 통과해야 할 관문이 많겠지만 일단 무대책 상황은 벗어났으니 안도의 한숨과 고된 발걸음에 값진 쉼을 가져다줄 수는 있겠지요.
코로나 팬데믹 세상에서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이 시작되면서 부자나라부터 만세를 부르며 마스크를 벗고 환호의 축제를 벌입니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꿈같은 일이지만 세상은 늘 그렇게 가진 자들에 우선권이 주어지는 것이 불변의 진리처럼 반복되곤 합니다. ’빨리빨리‘로 유명한 한국의 경우에도 출발은 늦었지만 빠른 속도로 접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견디는 고통의 시간이 길어져 지쳐도 견딜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인간계에서 고통 극복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위대한 인물 헬렌켈러는 “온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합니다. 또한 극복으로 가득합니다”라며 우리를 격려했습니다.
생로병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의 생애는 어떤 의미에서 고통과 그 극복의 과정의 길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요. 현실의 고통을 극복하면 그럭저럭 살만한 날이 온다는 희망이 존재하는 한 산목숨은 그런대로 질겨집니다. 그래서 희망은 현실의 고통을 이기는 묘약 같습니다.
COVID-19이 몰고 온 격변의 시대는 우리를 비대면과 디지털전환에 적응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대면 관계는 그 열정을 잠시 숨기고 있을 뿐 회귀 불능상태가 아닙니다. 코로나가 극복되는 대로 일상의 회복은 상당 부분 될 것이 분명합니다. 다만 디지털 세상으로의 전환은 역전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과학 기술의 발달이 동반된 변화이므로 기껍게 받아들이고 배워가면 될 것입니다.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과 긴장이 있지만 불가피한 현상과 과제로 여기며 적응할 문제입니다.
개인적인 일이지만 올해 초 큰 교통사고의 현장에서 방어 운전으로 기적같이 생환했습니다. 긴 치료 기간이 소요되겠지만 이 또한 극복해야 할 인생길에서의 몫이라고 생각하니 견딜만합니다. 찰나의 판단과 행위가 더 큰 사고를 막았다는 목격자들과 소식을 전해 들은 분들의 격려와 위로는 참으로 큰 힘이 됩니다. 믿기 어려운 조건이지만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위해 마음도 단련하고 있어요. 어려움에 닥쳐 비관적, 부정적으로 상황을 보면 더욱 힘들어지는 법이니까요.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인내의 시간을 견디면 고통을 이겨낼 힘을 얻을 수 있더군요. 코로나 역병의 시대도 그렇게 극복해보려고 합니다.
온 세상 사람들이 공통의 고난을 겪는 힘겨운 여정 이후에는 또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고난 너머의 세상을 선점하기 위해 고민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리라는 믿습니다. 꿈꾸고 실천하는 자의 세상이 펼쳐지기를 바라며, 삶이 보이는 창도 여러분과 늘 열려 있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삶이 보이는 창을 열어두는 우리 모두 건강하게 역병 방제의 1차 관문을 향해 나아갑시다.
(2021년 7월, 입원 중인 병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