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열며(삶이 보이는 창 124호 발행인 글)
코로나시대의 새로운 시작
출발선에서는 언제나 떨림이 있습니다. 과정의 불확실성이 몰고 오는 긴장과 결승선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겹치게 되지요. 코로나19와 함께 다시 새로운 해를 맞이했습니다. 비대면이 미덕이 되는 시대를 여전히 살아가야 하는 모든 이들의 안녕과 코로나 퇴치의 원년이 되길 기대합니다.
대전환의 시대에 맞이하는 2021년을 우리 삶창의 벗들은 어떤 기대와 각오로 맞이하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코로나 블루로 일컬어지는 우울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시작을 담담히 준비하는 새해가 되기를 기원드립니다. 코로나 블루(우울), 코로나 레드(분노), 코로나 블랙(절망)까지 지나간 한 해는 돌이키고 싶지 않을 만큼 당황스러웠던 나날로 가슴깊이 묻어두었으면 합니다.
힘겨운 인생길의 하루하루는 날이면 날마다 새날이며, 자기 생에 가장 젊은 날이기도 합니다. 과거와 현재가 쌓여 미래의 자양분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모든 것은 마음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슬픈 일을 겪으며 일시적 충격에 빠진 사람들에게 흔히 ‘정신 바짝 차리고 마음 단단히 먹으라 ‘는 다독임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서로가 나누어야 할 덕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일자리에서 거리로 나앉고, 언제 자신이 다음 차례가 될지 모르는 처지에서 일하는 것은 참으로 고통의 연속입니다. 농업인, 어업인들은 판로가 막혀 발을 동동 구르고, 텅 빈 가게에 홀로 않은 자영업 인들의 타는 속은 또 무엇으로 달래겠습니까. 그런 한 해를 보내고 그나마 백신과 치료제 공급이 사작된다는 새해. 고통과 우울의 연장이지만 그나마 희망의 빛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에 맞서서 ‘마음방역‘도 단단히 하고, 비대면 시대에 ’ 디지털 대면‘도 하며 조금만 더 버텨보자고 서로에게 위로를 건네는 새해입니다.
새로운 시작!
그 고통스러운 출발선에 서기 위한 진통이 너무나 크지만 동트기 전의 어둠 속에서 채비를 서두르는 일꾼의 심정으로 현실의 고통을 이겨냅시다.
『삶이 보이는 창』은 발간 23년 차였던 지난해를 견뎌내고, 24년 차도 변함없이 ‘새로운 시작’을 합니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출발합니다.
우리네의 일터가 그렇게 안정되고, 버거운 살이에 신음이 묻어 나오지만 삶터도 나아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 바탕 위에서 ‘새로운 시작’의 설계와 출발이 연이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어린 시절 소꼴을 한 짐씩 해서 소죽을 끓여 먹이며 돌보던 소가 생각나는 소의 해입니다. 이른 봄부터 논밭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식구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묵묵히 일하며 마침내 결실의 가을을 맞이하게 하던 소의 해입니다.
삶창 식구들에게 신축년은 호랑이처럼 바라보며 소처럼 우직하게 걸어 천리를 간다는 ‘호시우보(虎視牛步), 우보천리(牛步千里)’의 해가 되기를 빌어봅니다.
『삶이 보이는 창』의 소망과 기도가 마음이 따뜻한 벗들에게 전달되고 꼭 이루어지기를.....
(2021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