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함께하는 이 고통스러운 가을에....

창을 열며(삶이 보이는 창 123호 발행인 글)

by 이호동

코로나와 함께하는 이 고통스러운 가을에....


코로나19가 몰고 온 격변의 2020년이 어느덧 가을로 접어들었습니다.

인류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은 코로나 역병은 기세가 좀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인류와 자연의 부조화로 인해 파생된 기후변화 문제도 원인 중 하나라고 합니다. 코로나19가 노동자 농민들의 발을 묶고 관계를 단절하는 자연재해 이상의 노동재해, 농민재해가 되고 있습니다. 상황은 단기에 종료되기 어렵게 진행되고 있네요.

레이철 카슨이 표현한 ‘침묵의 봄’에도 먹거리를 위해 변함없이 밭에 파종하고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에 경황없이 여름을 보냈습니다. 결실의 계절 가을이 되었지만 여전히 심란한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의 장기화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올해 겨울과 내년 봄까지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이 가능한 것인지 걱정이 참으로 깊습니다. 전문가들은 4계절을 한 바퀴 더 돌아야 이 국면이 전환될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을 하고 있네요. 계절을 앞선 걱정이 전 세계적 현상이 된 상황이 언제쯤 극복될 수 있을까요? 당장의 코로나 위기로 인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되짚어 볼 조그마한 여유조차 잘 생기지 않는 것이 절박한 삶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인류가 지나온 과거에 결과중심주의로 인해 내용과 과정을 살펴보지 않아 파생된 문제라는 것이 공통된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그렇지요. 지금이야말로 실적 중심의 비인간적, 반생태적 생산주의 체제 즉 자본주의의 문제를 정면으로 들여다볼 때입니다. 인과관계를 제대로 살펴보고 대안을 제출해야 응급처치만이 아닌 보다 근본적 처방이 되겠지요.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려고 하면 참으로 많은 원인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중에 인간의 역사에서 결실을 맺고 취하는 과정이 생태 파괴적 행위로 인한 열매를 선악과처럼 따먹지는 않았는지에 도달하게 되면 해결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기만 합니다.

인류가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자연을 이용하는 사람)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으면서 파생시킨 문제를 발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해서,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 자연과 공생하는 사람)의 세계로 변화할 기회를 갖지 못해서, 이러한 고통의 늪에 빠졌다면 이제라도 반성적 성찰과 근본적 해결의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국가적 재난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 투입은 물론이고, 한국경제성장과 함께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대물림하는 재벌들이 부의 사회환원을 실천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난망한 문제일까요?

하여튼 농업, 노동 생산체제를 생명, 건강, 안전의 문제를 등한시하는 체제에서 중시하는 체제로 보다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인류의 도전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늘은 높고 마스크는 필수인 ‘천고마필’이라는 조어가 등장한 가운데 서늘한 기운이 뭇 생명체가 삶을 지탱하는 대지에 감도는 가을입니다.

코로나19 폭풍이 몰고 온 시련과 함께 전개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향후 변화가 가늠이 잘 안 됩니다만. 우리의 망가진 일상을 주섬주섬 재정비하고 적응하며 새로운 삶을 준비해야 합니다. 격리와 거리 두기가 미덕이 되는 희한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함께 위로하고 격려받으며 이겨나갑시다.

이 고통스러운 결실의 계절 가을에도 삶이 보이는 창은 늘 활짝 열려 있으며, 여러분의 뜨거운 고투를 변함없이 응원할 것입니다.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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