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안 보이는 뱃길에서도 우리는

창을 열며(삶이 보이는 창 122호 발행인 글)

by 이호동

별이 안 보이는 뱃길에서도 우리는


전 세계 인구의 1/3이 이동 제한되고 경제는 얼어붙었습니다. 개인과 지역, 국가가 장벽을 쌓는 대봉쇄의 낯선 시대. 기존 관계와 질서의 전면적 재편기.

코로나19가 몰고 온 충격과 공포의 세상입니다.

코로나 시대의 삶이 보이는 창에 비친 낯선 세상은 비대면(언택트) 시대의 거리 두기가 새로운 일상(new normal)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문제는 재난이 평등하되 재난을 극복해야 하는 사람이 평등하지 않다는 것.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평등하지만 결국 이 재난은 모든 인간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것. 일시적이어야 할 상황이 일상화될 기미가 보이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노동자들의 해고와 무급휴직이 줄을 잇고 실업률이 치솟고 있습니다. 권리가 박탈당하고 복지의 근간이 위태롭습니다. 이 불평등 바이러스가 무섭게 우리 삶의 뿌리를 뒤흔들고 있는 중입니다.

흔히 우리 인생길을 거친 바다의 뱃길에 비유하곤 하지요. 코로나19 시대의 뱃길에는 일시적으로 항로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 옛날 나침반이 없던 시절 별을 보고 항로를 찾던 먼바다의 뱃사공들에게 별이 사라진다는 것은 죽음이나 마찬가지였지요. 별이 보이지 않는 현재의 상황을 공식적으로는 ‘재난‘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난(disaster)은 그리스어로 ‘별(aster)’과 ‘없는(dis)’으로 구성되어 재앙적 상태를 일컫습니다.

대면 접촉을 자제하고 혼밥, 재택근무, 화상회의, 온라인 접촉 심화 등 물리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비대면 사회, 원격사회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복지와 권리의 사각지대에서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들은 급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기금을 지원하고 기본소득과 고용보험 등 복지제도에 대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으며, 노동재난연대기금 등 구체적 연대방안도 제안되고 있습니다. 각자도생이 아닌 공동체적 극복대안으로 현재 인류의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기를 기대합니다.

‘코로나19’와 함께 세계가 문명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고 합니다.

인간을 강제 격리시키는 블로킹 시대에 이웃과 인간에 대한 연대와 자연과의 공존, 평등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별이 안 보이는 코로나 망망대해에서도 변치 말아야 할 믿음은 잠시 보이지 않지만 별은 변함없이 빛나고 있고 언젠가 다시 보인다는 것.

별이 보이는 뱃길, 삶이 보이는 창이 응원합니다.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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