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계절이 지나고 (2)

시범단

by 제이

그 즈음하여 가을 축제에 시범을 펼칠 경찰행정학부 유도 시범단이 구성되었다. 욕심을 내고 있던 나는 당연히 들어가 있었다. 시범단 공지 단톡을 확인한 나는 표정을 구길 수 밖에 없었다. 거기에는 H의 이름도 들어가 있었다.


이상할 것은 없었다. 나만큼은 아니지만 H도 유도에 욕심이 있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도 시범단 준비 기간동안 여러 차례의 연습을 진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건 나에게 꽤나 불편한 시간이 될 것이란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녀의 집을 다녀간 이후로 유독 H에게 자주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 상황이 당황스럽고 불편했다. 애시당초 나를 먼저 밀어내고 거부한 쪽은 H였다. 그런데 이제와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잘 지내려는 듯한 H의 행동이 거슬렸다.


그러나 마음과 행동은 가끔 따로 놀기 마련이다. H와 함께하는 습관은 좀처럼 버리기 어려운 것이었다. 나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H와 웃고 떠들며 일상을 주고받고, 때로는 이성적인 감정이 섞인 장난을 주고받았다. 우리는 뒤틀린 관계를 좀처럼 잘라내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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