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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ni Jul 15. 2024

매해 절반이 퇴학당하는 네덜란드 대학교?

네덜란드 학사 유학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학비, 안전한 치안, 높은 영어사용률 등이 특징이다. 옆나라 영국은 학비가 비싸고, 다른 유럽 국가는 언어 장벽 때문에 적응이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네덜란드 대학교는 저렴한 학비와 실생활 영어사용 환경을 제공하니 분명 메리트가 크다. 작은 나라이지만 델프트 공대, 에라스무스 대학, 암스테르담 대학, 흐로닝언 대학 등 세계 순위권에 드는 대학도 많다.

그러나 사람들이 간과하는 네덜란드 유학의 가장 큰 걸림돌은 매해 50%가 넘는 퇴학률이다. 입학은 쉽지만 졸업은 어려운 유럽 대학들의 특성상, 입학을 허가받는다고 해서 절대로 그 대학교의 졸업생이 되는게 아니다. 특히나 네덜란드 대학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문대가 많아 공부를 따라가지 못하면 어찌저찌 입학을 했다고 하더라도 1년을 못 채워 퇴학당하는 수가 있다. 오늘은 네덜란드 대학교의 높은 퇴학률과 그 이유, 그리고 네덜란드 학사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다뤄 보려고 한다.






"55%의 퇴학률, 이게 맞아?"


필자가 다니는 연구중심대(WO)의 이공계(Bsc) 전공은 매년 약 55%의 학생들이 1학년에서 2학년을 진학할 때 공부를 그만둔다. 대부분은 타의적으로, 진학 요건을 채우지 못해 그만두는 것이다. 네덜란드 대학교에서는 1학년이 끝날 때 BSA 라는 성적평가를 진행한다. 필자의 학교 기준 10과목 중 3과목을 Fail하면 2학년에 공부를 이어나갈 수 없다. 재시험 제도가 있지만 재시험에서 성적 기준을 넘기지 못하면 완전한 Fail이다.

그렇게 얻게 된 게 55%의 퇴학률, 즉 매년 절반보다 많은 1학년 학생들이 공부를 그만두는 상황이다. 물론 학교에서 쫓겨난 것이 아닌 개인 선택으로 결정한 경우들도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한국과 달리 정말 공부에 뜻이 있어 추가 학업을 선택한 학생들만 대학교에 진학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런 학생들이 제발로 나간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대학과정이 힘든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대학교나 학위과정이 이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대체로 연구중심대(WO)가 실무중심대(HBO)보다, 그리고 이공계(BSc) 과정이 인문계(BA) 과정보다 어렵고 퇴학률도 더 높다. 네덜란드에는 연구중심대와 실무중심대의 두가지 학사과정이 있다. 연구중심대는 한국의 4년제에 해당하며 학업 위주로 커리큘럼이 돌아간다. 반면 실무중심대는 한국의 전문대와 비슷하며 인턴십, 실무 위주로 배울 수 있게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당연히 실무중심대가 입학 조건도 좀 더 낮고 공부도 더 쉽다. 커리큘럼 내에 인턴십이 있다면 그 경험이 유리하게 작용해서 취업도 수월하다. 듣기로는 팀플 등이 많아서 영어를 더 잘해야 한다고는 한다.




"그럼 어떤 과정을 선택해야 할까?"


먼저 본인의 학업수준을 잘 아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인서울을 합격할 수준의 학생이라면 연구중심대(WO)를 가도 잘 해낼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유학을 위해 인서울 상위권 대학을 중퇴했고 현재 연구중심대의 BSc 과정에서 높은 성적을 받고 있다. 물론 이또한 전 영역 6.5~7.0 이상의 아이엘츠 성적과 입학 후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때 공부에 소질이 없었고 더구나 영어까지 잘 안 되는 상황이라면 실무중심대나 WO의 인문계 과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인문계는 그나마 공부가 더 쉽기에 연구중심대를 가도 퇴학 걱정이 덜하다. 학문 자체가 어렵다기보다는 그룹과제, 읽어야 할 논문 등이 무척 많아 그 나름대로 지치는 과정이라고 하니 영어로 글 읽는 것이 싫다면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실무중심대나 인문계 과정이 맞지 않는다면 연구중심대의 이공계(BSc) 가 마지막 선택지이다. 수학에 어느정도 자신이 있다면 선택하면 좋다. 경영학과는 이공계에 포함되지만 수학을 거의 다루지 않으므로 상관없다. 그밖에 공대나 혹은 상경계의 3대 고난이도 학과 (보험계리학, 계랑경제학, 경영분석학)는 수학을 뛰어나게 잘하거나 or 퇴학당해도 다시 도전할 만한 자금과 시간이 있다면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오죽하면 저러한 고난이도 학과는 학사 졸업 전 취업률이 다른 학과의 석사 후 취업률보다 높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뛰어난 학생들만 졸업때 남아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어떤 대학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1학년이 끝날 때까지 이건 아직 내 학교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입시 준비하듯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다. 그럼 어느덧 당당하게 2학년에 진학하고 비로소 그 학교 학생으로 본인을 소개할 수 있게 된다.








마치며,

네덜란드 학사과정의 높은 퇴학률은 사실이지만 스스로를 잘 알고 본인에게 잘 맞는 대학교와 과정을 선택하면 퇴학에서 멀어질 수 있다. 유학을 준비할 때의 넘치는 열정으로 어려운 학과, 취업이 무척 잘되는 학과를 가겠다고 덜컥 진학을 결정했다가는 영영 돌이킬 수 없는 실패로 남을 수 있다. 성공적인 네덜란드 유학에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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