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by 빅터의 독서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짐을 지고 살아간다. 그 무게를 의식할 새도 없이 하루를 보낸다. 삶이 버거울 땐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버틴다. 누군가는 가족이나 친한 사람들과 어울려 휴식을 얻는다. 누군가는 심리상담이나 정신과에 찾아가 치료를 받는다. 누군가는 이런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거나 색다른 체험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통은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여기서 여러 가지 의문이 생긴다.


고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나는 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고통은 끝나지 않는 것일까?


사람은 보통 고통을 피해야 할 문제로 생각한다. 무언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나에게 고통이 왔다고 생각하고 그 잘못을 해결하거나, 외부 환경을 바꾸면 고통도 사라질 거라 믿는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는 다른 시각을 던졌다. 고통은 삶의 부작용이 아니라, 삶의 본질 그 자체다. 다시 말해 고통은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 있는 한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다. 삶을 깊이 바라보는 사람일수록,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통을 피하려는 삶은 필연적으로 더 많은 고통을 불러온다. 인생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이것을 알아보도록 하자.


삶이 고통스러운 이유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까?’,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같은 생각을 한 번씩 품은 채 살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막연하게 내일은 더 잘될 것이라고 희망을 품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 희망은 한 줌의 흩날리는 고운 모래처럼 덧없이 흩어진다. 삶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삶의 구조 속에 고통을 부르는 작동 원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는 고통의 본질을 어떻게 말했을지 그리고 왜 이토록 힘들게 살아가는지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 고통과 행복은 비대칭적이다.

사람은 행복을 느끼는 감각은 한 점에 불과하다. 반면에 고통을 느끼는 감각은 무한하다. 모든 생명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는 욕구를 갖는다. 여기서 욕구는 결핍을 인식하는 것이므로 인간 또한 본능적으로 결핍을 느끼는 존재다.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잠시 포만감을 느끼지만 또 다른 음식이 먹고 싶다거나 식사 이외에 다른 결핍을 채우기 위한 방황을 시작한다. 인간은 가진 것에는 무뎌지고, 잃어버린 것에는 깊이 아파하는 존재다. 이런 결핍의 경험이 바로 고통이다. 쇼펜하우어에 의하면 행복은 결핍이 충족될 때 잠시 나타나는 부수적인 것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든 쾌락과 행복은 소극적 성질을 띠는 반면 고통은 적극적인 성질을 띠는데 기인한다.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예를 들어, 모기에 물렸을 때를 생각해 보자. 모기에 물렸지만 몸은 이상 없이 정상적이다. 그럼에도 모기에 물린 곳의 가려움 때문에 온 신경이 그곳에 집중된다. 몸이 멀쩡한데도, 마음은 짜증으로 가득 찬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행복은 일상에 잘 녹아 있지만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무심코 지나친다. 그러다 사소할지로도 고통이 찾아오면 삶이 고통으로 뒤덮인 것처럼 느껴진다.

삶은 불행해지기는 매우 쉽고 행복해지는 것은 매우 어렵다. 산다는 것은 끝없이 잃어버림을 견디는 일이다. 나에게 주어진 한 점의 행복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것을 미련 없이 보내주는 것이 삶을 견디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둘째, 세상은 지옥이다.

쇼펜하우어는 세상은 사실은 지옥이라고 말한다. 그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인간의 삶은 사실은 싸움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린 무엇과 싸우고 있는 것일까? 먼저 무한경쟁의 시대라고 불리는 만큼 다른 사람들과의 싸움이 일어난다. 경쟁 시대가 나타난 이유는 인간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도덕의 기초에 관하여』에서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주된 근본은 이기주의에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외발로 작은 돌탑에 의존해 서 있는 상황이다. 사방으로 공격하는 자들로부터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강박에 잡혀 살아간다. 또 한편으로는 다른 이들의 자리를 빼앗기를 바란다. 이처럼 인간은 서로를 밀어내면서, 그리고 자신을 지키며 살아간다. 즉, 살기 위해 싸운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통은 조용히 우리에게 잠식한다.

또 다른 싸움은 내면에서 일어난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은 어떤 맹목적인 의지가 행동하게 만든다고 보았다. 인간의 내면에서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욕망이 인간을 이끈다고 보았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인간은 한편으론 들볶이는 영혼이고, 다른 한편으론 그 영혼 속의 악마이기도 하다.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쇼펜하우어가 지옥이라고 하는 것은 지옥에서 사는 악마, 즉 인간이 살고 있기 때문에 지옥이라고 말한다. 결국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영혼 속에 악마의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욕망은 인간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지만 결국에는 인간을 무너뜨린다. 따라서 자신의 내면을 어떻게 가꾸는지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된다.

진짜 전장은 세상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있다. 내가 진짜 경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승리의 첫걸음이다. 지금까지 왜 힘든 것인지 같이 알아보았다. 앞으로 쇼펜하우어를 알아가며 어떻게 이 고통스러운 세상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자.


ChatGPT Image 2025년 8월 13일 오전 12_12_11.png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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