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올바른 법을 따르는 자유

원래 그렇게 하라고 자연에 새겨져 있는 법의 발견

by 융중복룡

원래 그렇게 하라고 새겨져 있는 법. 그 법을 따라야 자유가 있다. 몸 키운다고 운동 하나 하는 것도 내 맘대로 해서는 오히려 몸을 망친다. '이렇게 하면 몸이 좋아진다'는 올바른 법을 따라 꾸준히 내 것으로 체화해가면 몸은 분명히 좋아진다. 제 멋대로 그 몸의 원리를 무시하고 팔다리를 함부로 움직이면 과한 의욕으로 되려 부상을 입기 쉽다.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자연의 법을 읽어낸 것이 과학이다. 원래 그렇게 하라고 새겨져 있는 법을 따라야 된다고 하면 고리타분하다 느끼기 쉽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그 법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으면서도 그 법에 대해 막연하게 고리타분하다는 인식만을 가지고 있다. 그럴 수 있다. 그 법의 이름을 빙자해서 자신의 뜻을 우리에게 강요했던 많은 어른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법이란 것은 대체로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자연에 원래 그렇게 하라고 새겨져 있는 법에 대해 들었을 때도 동일한 감정을 일으키기 쉽다.


하지만 진실로 나는 그 법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것에 대해서 고리타분하다는 평가를 내리는 것은 조금 유보해도 괜찮다. 그 법에 대해 직접 실험해 보지도 않고서 미리 지레짐작으로 과도하게 떠들 필요도 없다. 운동해서 몸 만드는 법을 아무리 익숙하게 외우고 있어도 실제로 운동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결국 몸이 좋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 법을 따르면서, 그 법에 따라 자꾸만 실험을 해 보는 사람만이 원래 그렇게 하라고 새겨져 있는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


그 법을 따르는 사람은 그 일을 오래 할 수 있고, 지치지 않고 편하게 할 수 있으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노래하는 법을 배워서 연습한 사람은 노래를 목에 최대한 무리가 덜 가게 하면서 오래 부를 수 있다. 그 사람의 목소리는 우리 귀에 듣기가 좋다. 싸우는 법을 배운 사람은 최대한 내가 덜 다치면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다. 많이 연습했기에 그런 동작을 여러 번 해도 덜 지친다.


또 그 법은 혼자서 많이 밝혀내기엔 무리가 있다. 혼자서 아무런 도움 없이 백 번 글을 쓰는 것보다는 남이 잘 쓴 글을 보고 배우고, 글 잘 쓰는 사람이 제시하는 몇 가지 원칙을 숙지하는 것만으로도 글 쓰기 실력은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혼자서 몸이 안 좋다고 여기 저기 두들겨보는 것보다 전문가가 제시한 스트레칭 방법을 보고 몇 번 따라해 보는 것으로 문제는 해결된다.


법은 내 것이 아니라서 나만이 독점할 수 없다. 누구나 그 법대로 하면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얻는다. 나보다 더 그 법에 밝은 이가 있으면 내 얘기를 잠시 그치고 귀 기울여 배우는 것이 순리다. 잠깐 반짝이다가 사라져도 괜찮다면 굳이 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오래도록 그 길을 가고 싶다면 법을 따라야 한다. 오래 가는 것들은 모두 그 법을 알게 모르게 지키고 있는 것들이다. 원래 그러하니 편안하고, 늘 변함이 없으니 오래 간다. 자유는 그렇게 세워진 기반 위에서 그 빛을 발하는 것이다. 잠깐 제 멋대로 굴다가 금방 무너져내릴 자유와는 다른 얘기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양심은 지능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