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Nov 7. 2023
안개 자욱한
거리를 걷는 것은
독특한
몽환적 경험을 선사한다.
희미하게 퍼져 있는
가로등 빛이
안개를 통과하며 만드는
부드러운 빛의 그물은
모든 것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다.
마치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어떤 묘한 환상을 연출하는
듯하다.
이런 거리를
누군가와
나란히 걷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시적인 행위가
된다.
어쩌면
사랑하는 이와의 산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손을 맞잡고 걷는 두 사람은
안갯속에서
서로를 더욱 선명하게
느낀다.
말없이
서로의 존재를 느끼며,
각자의 마음속에
감정의 색을 입히고,
생각의 캔버스 위에
추억을
그려간다.
이 거리를 걷는 동안
세상의 소음은
멀어지고,
중요한 것만
남는다.
사랑하는 이의
온기,
부드러운
손길,
교감하는
눈빛.
안개는
마음의 장벽마저
희미하게 만들어,
가장
진솔한 감정의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
이 모습은
마치
오래전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한 편의
서정시와도 같다.
고요하고도
은밀한 시간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만 집중한다.
이 몽환적인 분위기는
걸음걸음마다
소중한 순간을
쌓아가며,
각자의 기억 속에
영원히
간직될 추억을 만들어낸다.
이 안개 낀
거리는
잊히지 않는 한 편의 수필이 되어,
나중에
이들이
다시 이 길을 걸을 때마다,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로 속삭일
것이다.
그렇게
이 거리는
두 사람에게만 알려진
비밀의 장소가
된다.
언젠가
안개가 걷히고
세상이 다시 분주해져도,
그들은
이 몽환적인 순간들을
떠올리며
서로를
바라볼 것이다.
그때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걸었던 안개 낀 거리의 몽환적
분위기는
다시
그들의 마음속에
생생하게 되살아날 것이다.
이처럼,
사랑과 함께한
몽환적인 순간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