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나는 그대의 마음을 느낀다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Feb 15. 2024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나의 일상 속
작은 순간들,
따스한 햇살 아래
빛나는 꽃잎의 미소,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동천冬天의 깊은 푸르름,
밤하늘을
수놓는 별들의 조용한 교향곡까지.
모든 것들을
담아내려 한다.
이 편지에는
그대가 없는 나의 세상이
그대와 함께하는 것만큼이나
아름답다는 것을,
그대가 곁에 있지 않아도
그대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대의 존재만으로도
나의 일상은
더욱 빛난다.
그대가
읽는다는 사실만으로,
나의 말들은 살아 숨 쉬며,
이 편지는
우리 둘만의 고유한 세계가 된다.
그대는
나의 말들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나는
그대의 눈빛 속에서 숨 쉰다.
우리는
마치
두 세계를 잇는 다리 위에 서 있는 듯,
말과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향한 마음을 전한다.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이 편지가
여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그대는 나의 말을 읽고,
나는 그대의 마음을 느낀다.
우리 사이에는
거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편지를 통해,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대화를
나눈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매일 조금씩 서로에게
더 가까워진다.
이 편지들은
우리의 사랑과 우정,
이해와 공감이 얽힌 끈으로,
우리의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이 편지들은
우리 둘만의 비밀스러운 언어다.
세상의 소음 속에서도
우리만의 조용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성역이다.
이곳에서는
모든 말이 진심이 되고,
모든 침묵이 이해가 된다.
그대와 나,
우리는 이 편지를 통해
서로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진정한 자신을 마주한다.
그래서
나는 계속 편지를 쓴다.
그대에게,
그리고 우리의 추억에.
이 편지들은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시간의 캡슐이다.
언젠가
우리가 함께 이 편지들을 읽을 때,
우리의 마음은
다시 한번 그 순간들로
가득 찰 것이다.
그때까지,
나는 계속해서
매일 그대에게 편지를 쓸 것이다.
그대가
읽고,
그대가
느끼는,
우리만의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