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17. 2024

호랑이 아프다

시인 박진우










                          호랑이 아프다



             




                                                      시인  박진우






 




하늘 아래 해를

한 몸으로 받던 땅

한 마리 호랑이


악성종양으로 가슴팍이

두 개로 갈라져

혈맥 끊고

그리움이란 못이 박힌 채

어언 70 성상


어제는 얼굴 쪽에서

철부지의 조작 게임기가

하늘 향해 쏘아대는 폭탄 핵실험

하늘은 소스라쳐 놀라도

세상은

태연자약(泰然自若)


오늘은 다리 쪽에서 혈액순환장애로 붉은 반점

파란 반점이 솟다


두 새깔의 불균형을 맞추려는 부종은

또 하나 암세포 변형이다

결국 엄청난 항암제 처방

머리는 빠지고 이빨

은 다 잃어간다


오 , 하늘이여

강력한 하늘의 극약처방

해 폭탄 쏟아주소서

비타민 D 강한 무기인 유전자로 새살 돋는 날


호랑이는 마지막 남은 힘

다해 아픔 딛고

두 팔 벌려 얼굴 다리 온몸을 감싸 안고 힘차게

일어서렵니다













박진우 시인의 작품 "호랑이 아프다"는 현재의 분단 상황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남북한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시로, 그 의미와 상징성이 깊이 있다.


이 시에서 호랑이는 대한민국 전체를 상징하며, 호랑이의 육체적 고통은 남북 분단의 정치적, 사회적 고통을 은유한다.


시의 시작 부분에서, "하늘 아래 해를 한 몸으로 받던 땅 한 마리 호랑이"라는 구절은 호랑이가 하나의 통합된 존재로서의 대한민국을 상징한다.


이는 분단 이전의 통합된 한반도를 연상시키며, 이후 호랑이의 신체가 "악성종양으로 가슴팍이

두 개로 갈라져"라는 부분은 남과 북으로 나뉜 한반도의 현 상황을 강조한다.


"혈맥 끊고 그리움이란 못이 박힌 채"라는 구절은 분단으로 인해 생겨난 정서적 고통과 상실감을 드러낸다.


이는 남북한 사이의 단절이 갖는 깊은 슬픔과 그리움을 나타낸다. 또한, "어언 70 성상"은 분단이 지속된 긴 시간을 의미하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통해 시인은 현재의 고통이 오랜 역사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한다.


시 중반에 등장하는 "철부지의 조작 게임기가 하늘 향해 쏘아대는 폭탄 핵실험"은 북한의 핵 실험과 군사적 도발을 상징하며,

이로 인해 "하늘은 소스라쳐 놀라도 세상은 태연자약(泰然自若)"으로 반응한다는 표현을 통해, 국제사회의 무력감과 무관심을 비판한다.


"오늘은 다리 쪽에서 혈액순환장애로 붉은 반점 파란 반점이 솟다"는 남한 내의 사회적, 경제적 문제들을 은유한다.


이러한 문제들이 호랑이의 신체적 질병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국가로서의 대한민국도 내부적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호랑이는 마지막 남은 힘 다해 아픔 딛고 두 팔 벌려 얼굴 다리 온몸을

감싸 안고 힘차게 일어서렵니다"라는 구절은 통합과 치유의 염원을 표현한다.

이는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하나가 되고자 하는 강한 의지와 희망을 나타낸다.


전체적으로 "호랑이 아프다"는 분단된 한국의 현실을 강렬하고 시적인 이미지로 그려내며, 독자에게 깊은 사유를 자아내게 한다.

시인은 이 시를 통해 남북한의 고통과 분열,

그리고 통합과 치유에 대한 갈망을 강조하고 있다.

시적 표현을 통해 국가의 아픔을 개인의 신체적 고통에 비유하면서, 그 고통이 단순히 신체적 차원을 넘어 국가적, 심리적 차원에 이르는 것을 보여준다.


"강력한 하늘의 극약처방 해폭탄 쏟아주소서"라는 구절은 다소 충격적이고 역설적인 요구로 보이지만, 이는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강한 조치와 변화를 상징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또한 북한의 핵 위협과 같은 외부의 위협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강력한 결단과 행동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시의 구조와 어조에서도 분단의 심각성과 그로 인한 긴장감이 잘 드러난다. 각 구절은 호랑이의 신체 부위를 통해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조명하고, 이러한 문제들이 어떻게 국가 전체의 건강을 위협하는지를 보여준다.


시인은 병든 호랑이의 모습을 통해 국가의 현재 상황을 비판적으로 그리면서도, 마지막에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남북한이 재통합의 길을 모색하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다.


요컨대, 박진우 시인의 "호랑이 아프다"는 남북한의 분단 상황을 매우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으로 탐구하는 작품이다. 시는 독자에게 분단의 현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며, 잠재적인 해결책에 대해 고민하도록 유도한다.


 이 시는 단순히 정치적 상황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 통합을 이루기 위한 강력한 의지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강렬한 메시지는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분단과 갈등을 경험하는 전 세계 많은 지역에도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작품이다.





                                               청람 김왕식

작가의 이전글 일상의 멈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