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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종장교 헌시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r 19. 2025










                     갑종장교 헌시





                           청강 허태기





모진 겨울 딛고
설연화 꽃이 피듯
쇠를 달구는 혹독한 훈련,
뼈를 깎는 투지로

6.25 동족상잔
피 뿌리는 전쟁터
국군의 간성으로 전투의 선봉에서
피와 살을 에인 불굴의
갑종장교 호국의 영웅

포연에 묻힌 고지
전우의 시체 넘고 넘어
압록강 이른 그날의 투혼
어찌 잊을 수 있으랴

중공군 인해전술
피바다를 이루어도
낙동강 물 들인
다부동 붉은 피가
이 나라를 지켰으며
월남전선에서 국위를 떨쳤도다

호국의 별이 되신
989 위의 푸른 영령이여
그대들이 흘린 피는
오늘날 살기 좋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
번영의 초석 되었으니
그 숭고한 뜻 청사에 빛나리

색 바랜 사진
그림자로 흐려도
하늘의 무지개
고운 추억 남기듯
심장에 새겨진 님들의 구국혼
불멸의 등불되어
조국을 비치리라.


갑종장교 전우회 제25차
정기총회를 맞이하여 - (2025.3.15 전쟁기념관)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허태기 시인은 조국애가 깊은 시인이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찬양을 넘어 조국을 위한 희생과 투혼을 강렬하게 형상화하며, 역사적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갑종장교 헌시는 대한민국 군인, 특히 갑종장교들의 헌신을 기리는 시로, 그의 애국적 정서와 역사 인식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군더더기 없는 강한 어조와 직선적인 표현은 그의 문체상의 특징이다. ‘모진 겨울 딛고 / 설연화 꽃이 피듯’에서 조국을 위한 헌신을 자연의 이치에 빗대어 표현하며, ‘쇠를 달구는 혹독한 훈련, / 뼈를 깎는 투지’는 군인의 수련과 결의를 강조한다.
또한 ‘포연에 묻힌 고지 / 전우의 시체 넘고 넘어’라는 구절에서는 전장의 참혹함을 극적으로 묘사하며, 갑종장교들의 숭고한 희생을 형상화한다.

허태기 시인은 역사 서술에만 멈추지 않고, 희생이 가져온 오늘날의 번영을 강조한다. ‘그대들이 흘린 피는 / 오늘날 살기 좋고 /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 / 번영의 초석 되었으니’라는 구절은 그의 국가관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그에게 애국은 그저 감상이 아니라, 피와 희생 위에서 세워진 현재를 감사히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이 작품은 또한 ‘하늘의 무지개 / 고운 추억 남기듯’이라는 구절에서 드러나듯이, 고난을 지나 영광으로 이어지는 과정 속에서 숭고한 가치를 찾는 미학을 보인다. 이는 허태기 시인이 가진 ‘역사의 비극을 숭고한 기억으로 승화시키는’ 시적 태도를 반영한다. 그는 전쟁을 단순한 고통으로 그리지 않고, 조국의 희망과 연결시킨다.

이처럼 허태기 시인의 시 세계는 단순한 애국적 구호를 넘어, 역사적 희생을 기억하고 그 숭고한 뜻을 후대에 전하려는 깊은 신념을 담고 있다. 그의 작품은 역사의식과 강한 정서를 바탕으로 하여, 한 편의 기념비적 헌시로서 그 가치를 지닌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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