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계단을 오르다

김왕식







계단을 오르다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오늘도 아흔둘 할머니는
4층까지 계단을 오른다

매일 잠깐씩 쉬는
2층과 3층 사이
창문 틈 햇살이 참 곱다며
“이게 오늘의 보너스지” 하신다

사람은
오르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오르며 발견하는
아주 작은 기쁨으로
매일 조금씩 더 늙는다


ㅡ 청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달맞이꽃의 늦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