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Oct 11. 2023
귀히
여기는
형님을 만나
소주 한 잔
기울였다.
형님이
눌박한 어조로 입을
뗀다.
ㅡ
부부싸움을
했다.
아내가 몹시 화가 나
남편에게
나가라고 했다.
남편은
"나가라면 못 나갈 줄 알아"라고
휙
나가버렸다.
잠시 후
남편이
황급히 돌아왔다.
화가 풀리지 않은
아내가
앙칼진 목소리로
"왜 들어왔냐"라고
소리
질렀다
남편은
말한다.
"나한테 가장 소중한
것을 놓고 갔어"
아내는
관심 없다는 듯이
"그게 뭔데?"
남편은 한마디
싱겁게
던진다.
"바로 당신!"
ㅡ
형님은
몇 마디
던지고는
겸연쩍은 모습으로
나를
힐긋
바라본다.
우리는
한동안
말없이
그렇게
애꿎은 소주잔만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