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휴가 지나고,(1)

2025.10.13. 날씨 : 비

by 배달천재

길었던 연휴가 끝나고 다시 한 주가 찾아왔다. 1인 근무를 하면서 처음으로 겪어본 이번 명절은 정말 힘들었다. 우리 매장은 테이크아웃/배달 매장이다. 테이크아웃보다는 배달 매출이 90%를 차지하고 있다. 원래 명절에는 배달 매출이 평소보다 많이 높기 때문에 1인 근무로 명절을 하니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힘든 만큼 매출도 좋기 때문에 명절을 견뎌낸 나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오전 9시 30분 출근을 해서 오픈 준비를 한다. 9시 50분이 되면 아점을 간단하게 먹는다. 그리고 오전 10시 30분에 오픈, 오후 11시 까지 운영이기 때문에 이제 시작이다. 오픈을 하면 매일 하는 배달체크리스트를 작성한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한 지 벌써 4년차, 4년 동안 매일 배달체크리스트 엑셀에 전날 배달앱 통계를 작성하여 데이터를 쌓아간다. 쌓아간 데이터는 매장을 운영하는 원동력이 된다. 높은 매출과 좋은 명절 데이터를 보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달력을 보니 벌써 10월 중반이다. 군산에 내려와 매장을 창업한 게 벌써 1년이 다 되어 간다.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기 위해 군산에 자리를 잡았다. 대전에서 성공적으로 매장을 운영했기 때문에 군산도 별탈 없이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 몇 달간은 정말 매출이 좋았다. 바빠서 쉬지도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6개월 차에 들어가고 매출이 점점 빠지기 시작했다. 결국 직원들을 전부 내보내고 1인 근무로 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매장에서 13시간 혼자 근무를 하니 정신적, 체력적으로 힘든 나날들이었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나고 몸이 익숙해졌는지 이제는 1인 근무가 어떨 때는 편하기도 하다. 하지만 하루종일 매장에 있기 때문에 집-매장-집이고 집은 잠만 자기 때문에 나만의 시간이 없어서 그게 힘든 점이다. 하지만 2달 전부터 매주 수요일은 휴무를 하고 있어서 가뭄에 단비 같은 휴일이 나에게 휴식시간이다.


전날 배달앱 리뷰까지 답글을 달아주고 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연휴에도 비가 많이 왔었는데 오늘도 비가 온다. 요즘 비가 많이 내리는 것 같다. 비가 오면 테이크아웃 주문은 줄고 배달은 할증 300원이 붙고 배차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나는 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오늘 오전에는 비가 오니 잔잔한 CCM을 듣는다. 1인 근무로 정신적으로 힘들 때, 기독교인 나는 CCM으로 마음을 달래고 덕분에 정신적으로 많이 회복되어 오늘까지 올 수 있었다.


15분 타이머.jpg

그리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내려 얼음을 채우고 타이머 15분을 세팅한다. 매일 오전 아메리카노 맛을 체크하는 것도 하나의 루틴이다. 15분 타이머를 세팅하는 이유는 주로 배달로 커피가 나가기 때문에 고객이 음료를 받아보는 시간 15분을 가정하고 15분 뒤에 마셔보았을 때 내가 세팅한 맛이 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15분 뒤 맛을 보니 오늘도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좋았다. 15분 후에는 얼음이 녹기 때문에 밍밍해질 수 있어 일부러 커피를 진하게 내려 15분 뒤에 마실 때도 맛이 좋게 세팅했다.


그렇게 커피 세팅을 하니 슬슬 배달이 들어온다. 11시 반이 되니 갑자기 주문이 밀려들어왔다. 요새 땡겨요가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 정부에서 땡겨요를 공공배달앱으로 구축하려고 하는지 10월부터 12월 말까지 2만원 이상 주문시 5천원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그래서 땡겨요 주문은 기본 2만원부터 시작이기 때문에 땡겨요 주문이 들어오면 긴장이 된다. 배민에, 땡겨요에 게다가 이번주는 군산 배달의명수에서 무료배달 지원 매장으로 선정되어서 더 노출이 되기 때문에 배달의명수 주문도 같이 들어와 정신없이 음료를 만들었다.


그러다 중간에 쿠팡이츠 주문이 들어왔는데 요즘 쿠팡이츠 주문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바쁜 와중에 쿠팡이츠 주문이 들어오면 순서가 꼬인다. 쿠팡이츠는 배차를 쿠팡이츠 자체에서 기사를 보내주기 때문에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도 기사가 금방 올 수 있다. 순서대로 하다가 쿠팡이츠를 나중에 하면 기사가 와서 기다리기 때문에 내가 불편해서 쿠팡이츠를 먼저 하는 편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순서가 꼬여 멘붕이었는데, 계속하다 보니 단련되고 손이 워낙 빨라져서 괜찮아졌다.


몰렸던 주문이 끝나갈 때 쯤 푸드레인에서 냉동물류가 왔다. 요즘 매장에서 냉동 도넛을 판매하고 있는데 인기가 좋아 도넛을 잔뜩 주문하기 때문에 케익과 도넛 등 냉동물류가 많이 온다. 오늘은 바쁜 것이 거의 끝날 때쯤 냉동물류가 와서 빠르게 정리할 수 있었다. 배달이 많을 때 냉동물류가 오면 냉동물류를 더 빠르게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더 힘든데 오늘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밖은 비가 계속 온다. 오늘 하루종일 비가 온다고 하던데 창고에 나만의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고 노트북으로 전자책을 제작한다. 요즘 배달천재라는 닉네임으로 전자책을 준비중인데 4년 동안 겪었던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영업자, 예비 자영업자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이 있는 전자책을 제작중이다.


나는 배달을 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로 분석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파악해 배달을 한다. 매일매일 나만의 엑셀에 데이터를 기입하고 데이터가 쌓이면 요즘 우리 매장이 무슨 문제인지 배달이 잘된다면 왜 잘되는지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데이터를 자영업자분들이 활용 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다. 나도 처음에는 바위에 계란을 치듯이 무작정 배달을 했었다. 하지만 어느 때는 배달이 잘되고 안되고 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4년 가량을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


노트북을 좀 하다보니 다시 주문이 들어온다. 배달의민족,배달의명수,쿠팡이츠 이렇게 다양하게 주문이 들어왔다. 평일은 주문을 치면 쉴 수 있는 텀이 꽤 있는 편이다. 근데 오늘은 비가 오는지 배달주문이 월요일 대비 꽤 많은 편이다. 방금은 요기요가 3개나 왔는데 요즘 요기배달을 하고 있는데 요기배달을 하니 요기요 주문이 안 할때보다 확실히 많아진 것을 체감한다. 다만 배차가 좀 이상한데 내가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도 배차가 일찍 되고 아니면 배차가 진짜 늦던가 완전 극과극으로 배차가 이상하지만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나에게는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고구마과자.jpg

다시 쉬는 텀이 찾아왔고 노트북에 앉아 배달보낸 주문에 대해 리뷰가 달렸는지 확인한다. 혹시라도 잘못보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리뷰는 수시로 확인을 해주는 편이다. 오후에는 배달이 몰리는게 아니라 꾸준히 들어왔다. 오늘은 주문이 객단가가 높아 배달을 보낼 때 마다 기분좋게 2만원 이상 주문시 제공하는 감성커피 고구마과자 1개씩을 보내주었다.


어느새 저녁밥을 먹어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저녁은 원래 여자친구와 매장에서 시켜먹는데 오늘은 여자친구 컨디션이 안좋아서 혼자 먹어야 할 것 같다. 메뉴는 떡볶이와 라면볶이 컵라면이다. 떡볶이는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메뉴로 맛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저녁이나 배고플 때 한번씩 먹는 편이다.


저녁밥을 든든하게 먹고 저녁장사 시작이다. 오늘 오후에 비해 생각보다 한가했다. 한가하다고 무작정 쉬는게 아니라 노트북으로 일기와 전자책을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연휴때는 저녁에도 계속 바빠서 머릿속으로 무엇을 먼저 할지 생각을 계속해야 해서 머리가 아팠었는데 이렇게 앉아서 노트북을 하며 머리를 쉬는 시간도 생기니 좀 머리가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종종 들어오는 배달을 보내니 어느새 11시가 되었다 마감을 하고 전기자전거를 타고 ‘오늘도 퇴근을 한다’




**사장 노트**

-연휴 후 수요 체크

-데이터 루틴: 전날 통계

-쿠폰 효과: 땡겨요 주문↑

-쿠팡이츠 주문 우선 처리

-2만원↑ 고구마과자 증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