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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가는 눈을 감지 못한다.
하늘에서 작디 작은 육체에 새 영혼을 불어넣어주실때, 영혼들은 아직 온전치 못한 육체에서 완전히 들어가지 못한다.
특히나 육체가 수면상태로 들어가면 영혼은 흐물흐물해진 채로 육체에 빠져나온다. 빠져나온 영혼은 훅- 불어 날라가버리는 티슈처럼 가볍게 요리조리 이동된다. 바람따라- 사람들의 움직임따라-
저번에는 푹 잠드는 사이에 다른 아가와 영혼이 바뀌었다. 원래 집과 원래 부모가 아닌 다른 환경에서 눈이 떠졌다. 그때 아가는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처음보는 낯선 얼굴, 다르게 생긴 벽지, 형광등, 시계와 가구들… 아가가 알던 엄마 얼굴이 아니었고 알던 환경이 아니었다. 얼굴을 익힌지 이제 두달뿐이 안되었지만 열달동안 엄마 몸속에 있으면서 엄마라는 사람을 떠나 살수 없다는 걸 아가는 새기고 새겼다. 그렇게 솜사탕처럼 가볍고 작은 영혼은 밤새 어렵게 어렵게 다시 본래 육체로 돌아왔다. 다시 말하면 원래 집으로- 원래 부모곁으로-
하늘에서는 그렇게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의지하고 보듬고 기대도록 작디작은 영혼들을 훈련시킨다.
그래서 오늘도 아가는 쉽게 잠들지 못한다. 다른 육체로 가벼운 자신의 영혼이 날아가버릴까봐- 몸집이 제법 커져서 영혼이 자리잡아줄때까지 아마 계속 잠을 쉽게 들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오늘도 울음을 터트린다. 울다가도 다시 눈을 떠서 엄마 얼굴이 맞는지, 원래 알던 집- 벽지, 전등, 시계, 가구등이 맞는지 두리번거린다. 그리곤 다시 울음을 터트리며 잠과 사투한다.
엄마곁에 있고 싶어서-
졸립지만 잠들고 싶지 않아서-
여기 계속 있고 싶어서-
60일 된 신생아를 재우면서 아이가 잠을 자지않고 울기만 할 때, 같이 웁니다. 체력이 안되고 녹초가 된 몸에 아이 마저 맘처럼 따라와주지 않는데 특히나 잠투정은 더욱 더 그러했습니다. 울다가도 멈춰서 주변을 둘러보는 신생아의 본능적인 현상이 귀엽기도 신기하기도 했는데, 이를 본 남편이 재밌는 상상을 해줍니다. 아이들은 잠을 잘때마다 영혼이 가벼워 바뀌기 쉬워서, 그래서 우리 곁에 더 있고 싶으니 자기 싫어 우는거라며. 마치 픽사와 디즈니 영화 재질아니냐며 호들갑떠는 아이디어를 끄적여봅니다.
그렇게 오늘도 하루 몇번씩이나 잠투정을 하며 집 떠나가라 우는 아이를 보며 상상합니다.
너 내 곁에 있고 싶구나,
엄마 곁에 있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