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의 결 – 일요일》

빛이 쉬어가는 날(빛이 잠시 멈춰 숨을 고르는 시간)

by 이정민 Ophelia


신도 휴일이 필요합니다.

헬리오스, 모차르트, 하차투리안이 속삭이는,

일요일의 숨 고르기.



하늘을 달리는 금빛 전차


하늘 끝에서 금빛 전차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타오름(Aethon), 여명(Eous),

불꽃(Pyrois), 열기(Phlegon)

네 마리 말이 갈기에서 불꽃을 흩날리며 서로 다른 빛의 띠를그리며 하늘을 달립니다.


그들의 색은 하루의 피로와 햇살의 온도에 따라 변합니다.

때로는 주황빛 꿀처럼, 때로는 붉은 석류빛처럼 찬란히

번집니다.


그 중심에 선 태양의 신 헬리오스.

금빛 머리 위로 햇살 왕관이 빛나고,

보랏빛 망토가 아침 바람에 나부끼며

세상의 모든 빛을 품은 채 오늘의 길을 열어갑니다.



헬리오스의 말들


• Aethon(타오름)

- 정오의 태양처럼 황금빛으로 세상을 비추는 말

• Eous(여명)

- 은빛 속 붉은 기운을 품은 새벽의 빛

• Pyrois(불꽃)

- 주황·붉은 화염빛으로 태양이 솟구치는 순간을

그리는 말

• Phlegon(열기)

- 깊은 적갈빛으로 하루의 끝과 남은 열기를 품는 말


이 네 마리가 끄는 황금 전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하늘 위에서 하루의 색을 그리는 거대한 붓이었습니다.



일요일의 꽃


일요일은 태양의 날, 빛의 날입니다.

그래서 이 날을 상징하는 꽃들도 햇살을 닮았나 봐요.


• 해바라기 : 태양의 꽃, 빛과 충실함

• 금잔화 : 따뜻한 보호와 장수

• 카모마일 : 역경 속의 평온과 회복


그중 해바라기는 헬리오스와 깊은 인연을 가진 꽃입니다.



해바라기 – 클리티에의 노래


나는 땅에 뿌리내린 채,

하루의 시작과 끝을 너만 바라본다.


아홉 날, 숨조차 잊은 채

하늘을 가르는 너의 전차를 쫓았다.


금빛 갈기 흩날리며

아침에서 저녁까지 달려가는 너,

그 빛 한 조각만 내게 남겨다오.


사랑은 대답 없이 흘러가고

내 발은 땅에 묶였다.

그때부터 나는

햇살이 가는 길 위에 얼굴을 돌린다.


그리고 사람들은 나를 해바라기라 부른다.

나는 오늘도 네 궤도를 따라 돈다.


<전설의 한 조각>

그리스 신화 속 님프 클리티에는 태양신 헬리오스를

사랑했지만, 사랑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아홉 날 동안 태양만 바라보다 해바라기로 변했고,

지금도 하루 종일 태양을 따라 고개를 돌립니다.



작지만 빛나는 신화 상식


헬리오스와 제우스는 다른 세대의 신입니다.

• 헬리오스 : 티탄 신족

- 부모는 히페리온(빛)과 테이아(광채)

• 제우스 : 올림포스 신족

- 부모는 크로노스(시간)와 레아


티탄 전쟁 후, 대부분의 티탄은 타르타로스에 갇혔지만

헬리오스는 태양을 몰아 세상을 밝히는 일을 계속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제우스는 회사 CEO, 헬리오스는 퇴직하지 않고

계약직으로 남은 전설의 선배 같은 존재였죠^^



Sunday, ‘태양의 날’


고대 로마인들은 이 날을 dies Solis,

태양신 솔(Sol)을 기리는 날이라 불렀습니다.

그리스인들에게는 하늘을 전차로 달리는 빛의 신,

헬리오스의 날이었죠.

훗날 이 빛의 상징은 아폴론에게도 이어졌습니다.



〈여기서 잠깐〉

태양신의 이름은 시대와 문화마다 달랐습니다.

• 고대 이집트 : 라(Ra)

• 그리스 : 헬리오스(Helios)

• 로마 : 솔(Sol)


여기서 태양신의 이름 ‘솔(Sol)’과 ‘라(La)’ 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음계 도레미파솔라시도 속

‘솔(Sol)’과 ‘라(La)’ 와 발음이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종종 선율 속에서도 태양빛을

발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모차르트의 달콤한 일요일


모차르트의 일요일은 오페라보다 달콤했습니다.

그는 편지와 기록 속에서 단것과 설탕을 자주 언급했고,

초콜릿 음료와 함께 마지팬을 즐겼다고 전해집니다.


마지팬은 아몬드 가루와 설탕을 섞어 만든 부드럽고 향기로운 과자입니다.

18세기 빈에서 귀족과 부유층이 즐기던 고급 간식으로,

작은 과일이나 꽃 모양으로 빚어 은쟁반에 올리고,

차와 함께 내놓곤 했죠.


전통 마지팬 - 연노랑빛, 단순하고 은은한 달콤함

(그 시절 대부분의 마지팬은 색소를 거의 쓰지 않아 연노랑빛을 띠었고, 입 안에서 천천히 녹아드는 은은한 단맛이

매력이었습니다.)



18세기풍 과일 모양 마지팬

(복숭아·체리·오렌지처럼 빚은 작은 과일 모양의 마지팬은

귀부인의 티타임 식탁을 화사하게 장식했습니다.)



현대 장식 마지팬

(오늘날의 마지팬은 천연 또는 인공 색소로 다채롭게

색을 입히고, 꽃·과일·마카롱 등 작은 조각 예술품처럼 만들어집니다. 마치 디저트가 아니라 ‘식탁 위의 전시회’ 같죠.)



하차투리안 — 칼 대신 국자를 든 축제의 주인공


격렬한 〈칼의 춤〉을 쓴 작곡가지만, 일요일만큼은 주방의 지휘자였습니다.

친구들에게 대접할 국수를 삶으며 웃곤 했죠.

“리허설보다 장보기가 더 어렵다네.”

그는 이렇게 농담하며, 무대보다 더 신나는 키친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평소 폭발적인 리듬과 강렬한 선율을 지휘했지만,

무대 밖에서는 사람들과의 식사와 대화를 더 사랑한 따뜻한 사람이었죠.


쇼스타코비치의 회고:


“하차투리안과 만나면, 무엇보다도 먼저 좋은 식사와 함께하는 즐거운 대화가 떠오른다.”


비평가 Harriett Johnson의 평가:


“robust, youthful”

: 튼튼하고 생기 넘치며, 활기찬 젊음을 간직한 낙천가


일요일의 하차투리안은,

칼 대신 국자를 들고 웃음과 향기를 지휘하는

진짜 ‘축제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일요일의 결


일요일의 태양은 이렇게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쉬어갑니다.

누군가는 먼 길을 여행하고,

누군가는 혀끝의 달콤함을 즐기며,

또 누군가는 빛의 색과 향기를 담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빛을 품은 채,

새로운 한 주의 문 앞에 섭니다.



일요일의 명언


“빛은 모든 색을 숨기고, 음악은 모든 감정을 감춘다.”

Light hides all colours, and music hides all feelings.

- 빅토르 위고


그리고 나는 음악이 감춘 감정을,

연민이라는 빛으로 다시 꺼내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