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아시아의 쌍둥이 해방일
오늘은, 간결히 말할 수 없는 날.
그러나 여백처럼 고요히, 단정히,
우리는 다시 이 날을 마주한다.
8월 15일.
한국은 35년의 어둠에서 벗어난 날,
인도는 수백 년 제국의 굴레를 벗은 날.
아시아의 두 나라는
같은 달력 위에서, 같은 날,
자유의 숨을 되찾았다.
이 날은 한국과 인도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해방의 빛과 새로운 길이 열린 날.
전쟁의 끝과 함께,
해방과 시작이 태어난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은,
기억이 배가 되고,
축하가 배가 되는 날이다.
한국, 무궁화의 나라
( 꺾이지 않고 피어난 무궁화, 자유와 희망의 꽃 )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 선언과 함께,
한국은 35년의 식민지에서 해방되었다.
( 역사의 전환, 경성에서 내려진 일본 국기 )
거리는 태극기로 물결쳤고,
아이들은 손에 작은 깃발을 흔들며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다.
그날 저녁,
경성(서울)의 하늘은 비가 그치고 맑아졌다.
사람들은 속삭였다.
“하늘도 함께 기뻐하는 것 같다.”
무궁화 꽃잎처럼 꺾이지 않고
끝내 피어오른 희망의 기억.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 김구, 『나의 소원』 중
아름다움은 힘으로 남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빛나며 세상과 함께 어우러지는 것임을
오늘도 우리는 기억한다.
인도, 연꽃의 나라
1947년 8월 15일.
인도의 땅에도 새로운 깃발이 올랐다.
사프란빛·하얀빛·초록빛이 나부끼며,
진흙 속에서도 피어나는 연꽃처럼
자유가 그 날의 공기를 채웠다.
“At the stroke of the midnight hour, when the world
sleeps, India will awake to life and freedom.”
- 자와할랄 네루, 1947년 독립 연설
“자정의 종이 울릴 때, 세계가 잠든 그 순간,
인도는 생명과 자유로 깨어날 것입니다.”
( 자정의 종소리와 함께 자유를 선포한 네루 수상 )
“Freedom is never dear at any price.
It is the breath of life. What would a man not pay for
living?”
- 마하트마 간디
“자유는 그 어떤 값으로도 아깝지 않습니다.
그것은 생명의 숨결이니,
사람이 살아 있음에 무엇을 마다하겠습니까?”
( 비폭력의 길을 걸은 마하트마 간디 )
칼이 아니라 마음으로 싸우는 길.
그의 비폭력은 연꽃의 자비처럼,
억압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이었다.
( 연꽃처럼 피어난 인도의 자유와 희망 )
두 나라를 잇는 울림
한국과 인도, 두 나라는
아시아에서 식민의 아픔을 함께 겪었다.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은 간디의 사상과 함께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시에서 희망을 얻었다.
( 한국을 '동방의 등불'이라 노래한 인도의 시성, 타고르 )
The Lamp of the East
In the golden age of Asia
Korea was one of its lamp-bearers,
and that lamp is waiting to be lighted once again
for the illumination of the East.
〈동방의 등불〉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한국은 그 등불의 하나였다.
그 등불 다시 켜져
동방을 밝히리라.
짧지만 강렬한 네 줄의 시.
그것은 ‘다시 빛날 수 있다’는 믿음이자,
아시아를 향한 연대의 약속이었다.
오늘은 한국의 80주년 광복을 기념하는 날.
그리고, 그 빛은 국경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가 함께
자유와 해방의 숨을 나누는 날이기도 하다.
여백처럼 남겨진 이름들,
그날의 빛을 증언한다.
그리고,
그 모든 울림은 하나의 큰 바다가 되어
우리 마음을 감싼다.
때로는 우주처럼 끝없이 펼쳐지고,
지금 창밖에서 펄럭이는 태극기처럼,
눈앞에 선명히 다가온다.
오늘, 우리는 단단히 기억한다.
오늘, 우리는 단호히 축하한다.
내면이 단단한 우리,
그리고 같은 결의 나라들과 함께.
* 덧붙이는 글 – 세계의 8월 15일
1. 1914년, 파나마 운하 개통 : 두 바다가 만난 날.
2. 1920년, 바르샤바 전투 승리 : 폴란드의 자유를 지킨 날.
3. 1945년, 네덜란드 일본 점령 해방 : 화해와 기억의 날.
4. 1945년, VJ 데이
: 일본의 항복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날.
5. 1969년, 우드스톡 페스티벌 개막
: 음악이 해방이 된 순간.
6. 1975년, 방글라데시 국부 무지부르 라만 암살
: 국가적 비극의 날.
7. 종교적 기념일, 성모승천절(Assumption of Mary)
: 유럽 가톨릭권의 중요한 축일.
8. 이 날 태어난 인물들 : 멜린다 게이츠, 벤 애플렉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