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행복

에피쿠로스의 행복

by 무로

에피쿠로스가 말한 행복의 핵심은 “쾌락”이었지만, 그가 말한 쾌락은 흔히 떠올리는 자극적 즐거움이 아니었다. 그는 가장 큰 쾌락을 고통이 없는 상태와 마음의 평온으로 보았다. 화려한 즐거움이 아니라, 불필요한 고통과 불안을 제거한 뒤 찾아오는 안정된 감정이 바로 행복의 근본이라는 것이다. 그의 철학은 ‘즐거움을 얻기 위한 삶’이 아니라, ‘고통을 줄여 평온에 이르는 삶’에 가까웠다.

그는 이를 위해 욕망을 세 가지로 나누었다. 첫째, 자연적이고 필수적인 욕망—음식, 휴식, 건강처럼 없어서는 안 되는 욕구다. 둘째, 자연적이지만 필수적이지는 않은 욕망—맛있는 음식이나 작은 편안함처럼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것들이다. 셋째, 자연적이지도, 필수적이지도 않은 욕망—명예, 부, 타인의 인정처럼 끝이 없고 충족되지 않는 욕망이다. 에피쿠로스가 경계한 것은 세 번째 부류였다. 채울수록 더 허기가 커지는 욕망, 비교와 불안을 낳는 욕망이야말로 인간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인간을 괴롭히는 가장 큰 고통이 심리적 불안에서 온다고 보았다. 미래에 대한 걱정, 실패에 대한 두려움, 타인의 시선,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 에피쿠로스는 철학이란 이런 불안들을 줄여주는 작업이라고 보았고, 죽음조차도 “경험될 수 없으므로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행복이란 고통이 사라지고 마음이 조용해지는 상태, 즉 [아타락시아]에 가까웠다.

에피쿠로스의 사상을 읽다 보면 지금의 나와 잘 맞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욕망을 그가 말한 방식처럼 분류해 본다. 자연적이고 필수적인 욕망은 당연히 긍정하고, 자연적이지만 필수적이지 않은 욕망도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요소로 받아들인다. 맛있는 음식이나 적당한 편안함을 누리는 일은 분명히 인간적이고 소중하다. 문제는 자연적이지도, 필수적이지도 않은 욕망—명예, 과한 성공, 타인의 인정처럼 끝없이 늘어나는 욕망들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욕망을 마주할 때마다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 욕망을 충족하면 어떤 이득이 생기고, 어떤 비용이 발생하는가?” 냉정하게 따져보면 이득보다 비용이 큰 욕망이 상당히 많다. 그럴 때 나는 그 욕망을 과감히 덜어내려고 한다. 불필요한 욕망을 줄여야 남아 있는 진짜 욕망에 집중할 수 있고, 오히려 행복에 더 가까워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는 에피쿠로스가 말한 ‘욕망의 정리’와 방향은 다르지 않다.

정신적 평온 역시 내가 추구하는 바다. 마음이 덜 흔들리고, 불필요한 불안을 줄이며, 지금의 삶에 집중하는 태도는 나에게 큰 안정감을 주었다. 그래서 나는 철학을 공부하고 글을 쓰는 일을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평온을 훈련시키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욕망을 분류하고, 불안을 줄이고, 진짜 중요한 것만 남기려는 시도, 이 모든 과정이 내가 행복에 조금 더 가까워지기 위한 실질적인 실천이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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