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비교

내가 받아들인 비교

by 무로

나는 어렸을 때 비교를 많이 했다. 남들보다 못한 것이 보이면 쉽게 자존심이 상했고, 뒤처졌다는 감각을 견디기 어려워했다. 성적이든, 능력이든, 결과든 무엇이든 남들보다 나아 보이고 싶었다. 비교는 나를 자극했고, 동시에 나를 갉아먹는 기준이기도 했다. 그때의 나는 비교를 멈추는 법을 알지 못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며 한 가지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었다. 노력해도 잘되지 않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열심히 해서 남들보다 나아진다 해도 정작 나에게 남는 것이 없는 분야도 있다는 것이었다. 비교는 끝이 없었고, 그 끝에서 얻는 성취가 항상 의미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잘해졌지만 공허했고, 이겨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 경험은 비교 자체보다, 비교가 요구하는 삶의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모든 것을 남들만큼 잘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모든 분야에서 평균 이상일 필요도 없었고, 모든 기준에 응답할 의무도 없었다. 비교는 나를 넓게 만들기보다, 오히려 불필요하게 소모시키고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질문을 바꾸기 시작했다. “남들보다 잘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이게 나에게 필요한가”라는 질문이었다. 비교의 기준을 외부에 두는 대신,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로 옮겨보려 했다. 내가 잘하지 못해도 괜찮은 영역, 굳이 애쓰지 않아도 되는 분야를 하나씩 내려놓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단순했다. 모든 것을 남들만큼 할 필요는 없다는 것, 그리고 내가 필요한 부분만 해도 삶은 충분히 굴러간다는 사실이었다. 비교를 줄이니 오히려 선택은 선명해졌고, 에너지는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곳에 남았다. 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자존심보다, 잘하고 싶은 것에 대한 집중이 더 중요해졌다.

지금의 나는 비교를 완전히 버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비교가 나를 끌고 가게 두지는 않으려 한다. 비교는 참고일 뿐 기준이 아니고, 남들의 속도는 내가 따라야 할 규칙이 아니라는 점을 계속 확인한다. 이 글은 비교를 극복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비교에서 중심을 되찾아온 과정에 대한 기록에 가깝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에서는, 이 태도를 어떻게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이어가려 한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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