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삶과 죽음

나는 왜 살아가는가

by 무로

왜 살아가는지에 대한 분명한 답이 항상 준비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거창한 목적이 있어서도 아니고,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 있어서도 아닐 수 있다. 오히려 이유는 자주 바뀌고, 때로는 사라진다. 그런데도 삶은 멈추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질문은 단순해진다. 고정된 이유가 없는데도 왜 계속 살아가고 있는가.

때로는 죽음에 대한 인식 없이 하루를 보내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을 저울에 올려놓지 않는 날들이 더 많다. 특별한 결심 없이도 아침은 오고, 해야 할 일들은 이어진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삶은 유지된다.

때로는 하고 싶은 일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끝내 보고 싶은 일, 확인해보고 싶은 순간, 아직 경험하지 못한 장면들. 그것들이 완전한 이유는 아닐지라도 삶을 하루 더 미루게 만드는 힘은 된다.

때로는 남겨질 사람들 때문이다. 누군가를 위해 살아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나의 부재가 누군가에게 남길 흔적을 떠올리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 생각은 삶을 선택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것이 의무는 아니어도 관계는 분명 삶의 방향을 바꾼다.

또 때로는 내 존재를 남기고 가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다. 반드시 거대한 업적이 아니라도 내가 지나간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감각. 기록이든, 기억이든, 아주 작은 영향이든 상관없다. 삶은 그렇게 자신의 자취를 남기려는 움직임 속에서도 이어진다.

이유는 매번 다르다. 어떤 날은 아무 이유가 없고, 어떤 날은 여러 이유가 겹친다. 하나의 확고한 답이 있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이유는 바뀌지만 삶은 이어진다. 그래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단정이 아니라 흐름에 가깝다. 왜 살아가는가가 아니라 이유가 바뀌어도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더 가까운 답일지도 모른다.

수요일 연재
이전 17화5. 삶과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