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근거 없는 믿음

왜 이렇게 쉽게 확신하는가

by 무로

요즘 사회는 말이 빠르다. 결론은 더 빠르다. 누군가의 발언은 몇 시간 만에 낙인이 되고, 하나의 사건은 하루 만에 상징이 된다. 정보는 쏟아지지만, 질문은 길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무엇이 사실인지 묻기 전에, 무엇이 옳은지부터 선언한다.

혐오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복잡한 개인은 하나의 속성으로 축소되고, 긴 맥락은 한 줄의 규정으로 정리된다. 이해하려는 시도는 때로 변명으로 의심받고, 맥락을 말하는 일은 입장을 흐리는 것으로 여겨진다. 누군가를 규정하는 일은 점점 쉬워지고, 되돌아보는 일은 점점 드물어진다.

전문성에 대한 불신 역시 확산되고 있다. 긴 설명은 의심의 대상이 되고, 직관은 근거를 대신한다. “나는 느끼니까 안다”는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복잡한 분석보다 단순한 결론이 더 많이 공유된다. 설명은 길수록 불리하고, 확신은 짧을수록 강하다.

도덕은 빠르게 작동한다. 분노는 사실 확인보다 앞서고, 비난은 해명보다 빠르다. 잘못이 확정되기 전에 이미 선고는 내려진다. 도덕적 언어는 강력하지만, 그만큼 질문을 멈추게 하는 힘도 크다. 의심은 때로 불순한 태도로 취급되고, 유보는 비겁함으로 오해받는다.

강한 리더와 단순한 메시지를 선호하는 경향도 분명하다. 복잡한 토론은 피로하게 느껴지고, 분명한 결단은 안도감을 준다. 판단의 부담을 외부에 맡길 수 있다면, 스스로 오래 고민할 필요는 없다. 확신은 책임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모든 현상은 서로 다른 문제처럼 보이지만, 닮은 점이 있다. 질문은 줄어들고, 확신은 늘어난다. 복잡한 설명은 줄어들고, 단순한 구호는 늘어난다. 우리는 많은 정보를 접하지만, 그만큼 자주 스스로를 의심하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쩌면 지금의 사회는 무지의 시대가 아니라, 확신의 시대에 더 가까운지도 모른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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