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티'는 젊다는 의미의 'Young'과 40대를 뜻하는 'Forty'의 합성어로, 인터넷과 SNS에서 은어로 사용된다. 이는 40대를 비하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단순한 중년 남성임에도 스스로 깨어 있고 MZ세대를 잘 이해한다고 자부하는 모습을 뜻한다.
더 나아가 '스윗영포티(Sweet Young Forty)'라는 표현도 있다. 이는 어린 여성에게 친절한 척 접근하며 쿨한 오빠인 듯 행동하는 중년 남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러한 표현이 노동조합에 접수되었다는 것 자체가 다소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특이한 사람이 있나 보다' 정도로 넘기려 했지만, 사건이 예상보다 커졌다. 노조 집행부에서 있다보면 예상치 못한 독특한 스토리를 종종 접하곤한다.
40대 남성 팀장이 새로 합류한 여성 직원에게 유독 잘해준다는 내용이 접수되었다. 해당 팀에는 남성 직원이 대부분이었기에 처음에는 단순한 배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회식과 관련하여 노동조합에 불만을 제기했다. 초기에는 '팀 회식이 줄어들었고, 회식 메뉴의 질이 낮아졌다'는 내용이었다. 노조는 예산이 줄었거나 업무량 증가로 인해 회식이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첫 대응으로, 담당 팀장과 직원들이 직접 논의하도록 유도했다. 예산 문제인지, 업무 일정 때문인지 당사자들이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었다. 그러나 직원들의 말에 따르면 이미 여러 차례 질문했지만, 팀장은 오히려 '니네가 그걸 왜 궁금해하느냐?'는 식으로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추가 제보도 이어졌다. '팀장이 여성 직원과 단둘이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는 내용과, '남성 직원들에게는 점심 후 "지난달에 인센티브 받았으니 너희가 사라"라고 말하면서, 여성 직원과는 법인카드로 고급 스시를 먹으러 갔다'는 등의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되었다.
처음에는 내연 관계일 가능성도 고려했지만, 팀장은 기혼자였고, 여성 직원 또한 곧 결혼할 남자친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업무 태도 역시 성실하여 문제 될 점이 없어 보였다. 결국 팀장은 단순히 여성 직원에게 잘 보이기 위해 팀 예산을 그녀에게 집중적으로 사용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전체 팀원들의 회식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그는 여성 직원에게 "나는 팀원들에게 좋은 음식을 사준다. 네가 여자라서 챙겨주는 게 아니라 공평하게 대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우리 팀이 좋은 걸 먹는다는 걸 알면 다른 사람들이 배 아파할 테니 말하지 마라"라는 식으로 입단속을 시켰다.
결국 팀장은 법인카드 횡령으로 징계를 받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
드라마나 '블라인드' 앱을 통해 사내 불륜 소식을 접하는 일은 흔하지만, 이렇게 공공연히 차별을 하며 팀 분위기를 해치는 마인드가 이해되지 않는다. 이는 혹시 모를 불륜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멋진 오빠 행세를 하고 싶었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정상적인 사고방식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스윗영포티' 같은 표현이 만연하는 것이 탐탁지 않다. 'MZ'라는 말과 마찬가지로 특정 연령대를 비하하거나 일반화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이러한 표현이 직관적이라 사회적 문제를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무엇보다 이런 문제가 노동조합까지 전달되었다는 점이 답답하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문제들이 윗선에서는 쉽게 무시되거나 방치된다. 그러나 사람 간 신뢰는 이러한 사소한 불신에서 무너지기 시작한다. 친구 관계도 아주 작은 오해나 유치한 일에서 틀어지는 경우가 많듯, 직장도 마찬가지라고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