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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현 김미숙 Mar 27. 2024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가는 날

말레이시아 여행

24년 1월 3일 35일간 말레이시아 여행을 홀로 떠나는 날이다. 장기간 여행은 혼자 여행하는 것이 마음을 편하게 한다. 옆 사람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일정이 달라져도 구애받지 않고 나만을 위한 여행의 편안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늘이 구름을 잔뜩 머물고 비를 내릴지 눈을 내릴지 오락가락한다. 동대문에서 6002번 버스를 타고 말레이시아를 가기 위해 대한항공이 있는 인천공항 2 터미널에 편안하게 도착하다 시내버스처럼 자주 쉬어서 좀 불편했지만 마지막 승차장 사람들은 버스에 짐 실을 곳이 없어 기사가 거부하는 것을 보니 해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는가 실감이 난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2 터미널이다. 2 터미널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self drop baggage를 처음으로 이용하여 수화물 부치기를 시도해 본다. D, E가 self수화물인데 대한항공은 D에서 수속을 했다. 순서에 따라 수화물을 넣으려다 수화물이 원래 23kg인데 25kg인걸 보고 깜짝 놀라 옆 도우미에게 물어보니 셀프는 2kg이 보너스란다.

이런 좋을 수가.. 23kg을 넘어 따로 뺐던 물건들을 한 곳에 밀어 넣는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지난번 무게 초과해 택배로 부쳤던 생각에 트렁크 무게가 은근히 신경이 쓰였는데 역시 비싼 항공은 좋구나 생각하며 가볍게 발걸음을 2단계 환전센터로 옮겨본다.

하나은행에서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을 해놓아 H위치에 가서 말레이시아 돈 링깃을 받았다. 옆에는 한진택배가 있어 짐을 부치는 사람들이 보인다.

자~이제 출국을 해볼까?

간단한 절차를 마치고 입국장에 들어가 미리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건을 찾으러 4층 면세점에 갔다.

면세점은 청룡의 해라 그런지 용의 형태 전시가 눈에 들어온다.


키오스크로 순서를 뽑은 후 잘 포장된 물건들을 한 아름 안고 롯데 면세장을 나오다. 쇼핑은 역시 즐겁다.

그런데 말레이시아 탑승구 239 게이트는 완전 끝이었고 거기서 아래로 또 내려간다.그래도 번잡하지 않고 조용하여 쉴만하다. 그 사이에 내 수화물이 항공기에 실었다고 문자가 온다. 참 좋은 세상이다.


비행기 탑승은 정시에 이루어졌으나 활주로에서 10분 늦게 출발했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비행기 날개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점점이 떠있는 구름들을  환상의 세계로 만든다.

아래에 사는 개미 같은 인간 군단들을 무시한 채 그들만의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황홀한 석양이다.

6시간 20분 걸린다는 기장의 기내 방송을 듣고 헐리우드 액션물 두 편의 영화를 보았다. 시간 메꾸기에 영화는 지루함을 달래주는 선물이다. 보는 중간에 기내식이 왔다. 서비스가 좋아 와인과 비빔밥을 시키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좀 시간이 지나니 비빔 김밥과 음료도 제공된다.

드디어 말레이시아 땅에 착륙했다. 기장이 이곳은 비가 조금 내리고 있단다.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니 한 시간 젊어진 걸까? 기쁜 마음에 따뜻한 공기를 흠뻑 마셔본다.

공항이 너무 넓어 수화물 찾는 곳이  어디인지 몰라 사람들이 우왕좌왕했다.  셔틀버스를 타고 입국장을 가는 걸 몰랐기 때문이다. 방콕 공항도 훌륭했는데 이곳이 더 넓은 듯하다. 갑자기 인천 공항이 좁게 느껴진다. 셔틀버스에서 내린 후 에도 상당히 긴 통로를 따라 입국장에 도착했다. 초행길인 사람들은 당황할 수 있는  거리였다. 입국하기 전 3가지 문제가 은근히 신경 쓰인다

말레이시아 입국신고서를 온라인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규율이 24년 1월 1일부터 전격시행되어 종이로 썼던 신고서는 사라졌다는 것이다. 해외 여행할 때 바뀐 규정이 있는지 미리 확인해 보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나는 출국날짜를 잘못 기입해 정정이 필요했다. 정부에서 인정한 P코드가 필요한데 유심카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었다. 서류작성을 못해 입국 신고 시 상황을 설명하니 no problem 이란다. 아마 시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행전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덕분에 감사의 말을 여러 번 한다.

두 번째 불안은 늦은 밤에 도착해 미리 한국에서 예약한 taxi로부터 어떤 문자도 받지 못했다 공항에 내려 유심침을 작동시켰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 나중에 보니 전화는 연결이 안 되는 데이터만 가능한 유심이었다. 유심 살 때 인터넷 사용과 가격만 보고 구입한 실수였다. 할 수 없이  말레이시아 청년의 도움으로 간신히 연락이 되어 7번 게이트에서 기다리라는 말을  듣고 택시 차량번호를 확인받았다. 친절한 청년에 감동을 받으며 신의가호를 빌어본다. 다행히 젊은 남자가 다가와 내 이름을 말해 그의 택시에 무사히 탑승할 수 있었다. 택시로 오는 길에 번개 동반한 비를 만나 걱정했으나 호텔에 오니 비가 그쳤다. 운이 좋다.

숙소에 도착했으나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이  호텔의 방은 개인소유여서 따로 연락을 받아야 한단다. 직원 도움으로 주인과 통화되었으나 말레이시아 영어는 알아듣기 힘들었다. 결국 whatsapp으로 host가 연락을 했으나 내가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동남아 여행 시 이 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간신히 열쇠 위치를 알았으나 이번엔 보물 찾기였다.  lockbox가 호텔밖 레스토랑 한구석에 놓여있어 비번을 열고 열쇠를 받아가란다. 완전 숨바꼭질이다. 옆 orchid 레스토랑에 열쇠함을 놓았단다. 묻고 또 물어 보라색 열쇠함을 발견한 나는  깜찍한 모습이 예뻐 용서해 준다.

숙소를 check in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가격대비 좋았다. 특히 48층은 쌍둥이 빌딩이 보이는 멋진  수영장이 있었고 gym이 있었다.

dㅓ

나는 그중 15층에 입성하였다.  특히 창가의 탁자가 글 쓰기에 안성맞춤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여러 힘들 수 있었던 여정에 걱정하지 않고 용감하게 대처한 나 자신에게 박수 보내며 침대에 누워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의 다짐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하며 미리 걱정하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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