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실 엿보기
* 치료법
법랑질의 일부만 썩었다면,
진정한 의미의 '치료'는 충치를 발생시키는 세균의 수를 줄이고, 이미 충치가 진행되어 미네랄 성분이 빠져나간 부위를 다시 채워주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재광화 과정이라 하는데, 재광화가 순조롭게 이뤄지느냐 아니냐는 침 속의 칼슘에 달려 있지요.
일반적인 충치 치료를 하기 전에 이가 스스로 치유되는 것을 돕기 위해, 충치가 심한 이 밑 부분에 칼슘 층을 올려놓기도 하고 치료 목적으로 불소 도포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재광화만으로 충치를 치료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서 일반적인 술식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썩어있는 부분만 조심스럽게 제거하고 적절한 충전물로 수복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썩은 부위가 크거나 상아질까지 썩었다면,
법랑질과 상아질의 손상된 부위를 기계적으로 제거한 다음 충전 재료로 채워 주는데, 이 수복 과정이 흔히 '충치를 치료한다'라고 말하는 일반적인 치료 과정입니다. 아말감, 레진, 인레이, 온레이, 크라운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신경 조직까지 손상된 경우에는 이러한 치료로 회복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염증 부위를 제거하는 신경치료(근관치료)를 해야 합니다.
* 충치 치료 후 관리법
병원에서 충치 치료를 받으면 치료가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가 다시 썩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2차 우식증'이라 하며, 주로 이를 때우는 충전 재료가 손상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깨지기 쉬운 부분에 금봉(금인레이)등의 튼튼한 수복을 권해드리는 이유는, 이러한 충전 재료의 파절로 인한 2차 우식을 막기 위해서지요. 평소에 칫솔질을 얼마나 깨끗이 하는지, 어떤 음식을 먹는지에 따라 충전물의 수명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치료를 받은 치아는 충전 재료와 치아 사이의 미세한 틈으로 착색이 되거나 다시 썩을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세밀하게 닦아주어야 합니다. 특히 그 경계면이 치아와 치아 사이라면 치실을 반드시 사용해야 2차 우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충전 재료의 수명은?
충전 재료의 수명은 2~3년 후의 체중을 물어보는 것처럼 추정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즐겨 먹는 음식의 종류, 구강 위생 관리 능력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지요. 외국의 통계에서는 복합 레진은 평균 5년, 아말감은 8년, 인레이는 14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수명이 더욱 짧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충전 재료는 왜 영구적이지 못한가?
입 안은 침으로 인해 항상 축축하며,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충전 재료에 전달되는 온도나 압력이 다양합니다. 충전 재료는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는 팽창하고 찬 음식을 먹을 때는 수축되어 형태가 변하므로 이와 접합한 면이 조금씩 떨어질 수 있는 재료적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자연 치아와 비슷한 성분의 충전 재료라도 수명에 한계가 있게 마련입니다. 또한 음식물의 종류가 질기거나 단단하면 씹을 때 강력한 압력이 가해지므로 충전 재료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거나 재료가 떨어져 나가기도 합니다.
다시 통증이나 시린 느낌이 올 때는?
충치 치료 후 이가 시린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아말감이나 금 등의 금속 재료는 열전도율 차이 때문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고, 레진은 재료 자체의 수축이나 치아와의 불완전한 접합으로 인해서 이가 시리게 됩니다. 최근에는 치료 과정에서 법랑질이 깨지거나 금 가는 것을 주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합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이가 시린 느낌이 계속된다면 치과에 가서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