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지는 에스프레소.그림은 우유
라떼 아트를 그리는 사람
에스프레소 위에 우유를 붓는 순간,
나는 늘 숨을 한 번 고른다.
하얀 우유가
짙은 갈색 위로 조용히 내려앉는다.
아직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흘러드는 마음일 뿐이다.
손목을 조금 낮추고,
흐름을 느끼며,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가면
그때 비로소
하얀 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트가 피어난다.
라떼 아트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허락되는 것에 가깝다.
조급하면 깨지고,
두려우면 숨어버리고,
믿으면 피어난다.
나는 그 사실을
커피 위에서 배웠다.
처음에는
수없이 무너졌다.
모양은 흐트러지고,
마음도 함께 흔들렸다.
하지만 어느 날,
아무 생각 없이 부은 우유 위에서
조용히 피어난 작은 하트를 보았다.
그 순간 알았다.
아,
성장은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워지는 것이구나.
이제 나는 안다.
라떼 아트는
커피 위에 그리는 그림이 아니라,
나 자신을 믿는 연습이라는 것을.
그리고 오늘도 나는
한 잔의 커피 위에
조용히
나의 마음을 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