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드는 생각 - 2015년
비 온다...
오늘은 멕시코 휴일. 무신 제헌절인가 그렇다.
인적이 드문 길을 노숙자처럼 걸어서 꼬피숍에 왔다. 호텔 앞에 작은 커피숍이 있어서 왠지 커피 맛이 기대되어 갔더니 아직 안 열었다.
호텔서 할 일도 없고 해서 책도 보고 스페인어 공부도 할 겸 다른 커피숍을 향해 걷다가 여기 주재원이 "여기만 걸어다니는게 안전"하다는 그 여기를 벗어난 것 같아 다시 번화가로 발길을 옮겼다.
여기 얘들은 우산을 잘 안 쓴다. 우산이 비싼가?
여기 얘들은 안 걸어 다닌다. 위험해서 그런가?
근데 여기 얘들은 또 차 있는 얘들이 많지는 않다. 빈부 격차가 심해서 부자들은 벤츠, 아우디만 몇 대지만.
그렇담 당최 어찌 돌아다니는 거냐?
여기 San Pedro는 정말 부촌이라 부자가 많다. 근데 토착민의 외모를 한 사람은 거의 없다. 멕시코 원주민 특징인 작은 키, 토속적인 외모는 드물고 유럽계 외모가 눈에 띈다. 식민지 정복자들의 후손인게지. 회사에서도 현지 직원들은 다 그렇게 생겼다. 멕시코다운 멕시코인은 길거리에 나처럼 걸어 다니거나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 정도다. 그러니까 오래전 식민지 시대의 부가 지금까지 대물림되는 거다. 가난한 아이들은 가난한대로 산꼭대기 빈민촌에서 마약에 찌든 눈을 하고 그렇게 포기하며 사나 보다.
우리나라가 불평등 사회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내가 갖고 태어나는, 어떤 노력으로도 극복될 수 없는 외모로 (그 외모의 기저에는 물론 사회적 지위가 내포돼 있겠지만) 기회를 박탈당하지는 않으니 그나마 나은 듯.
이쁘고 잘 생긴이 와 그렇지 못한 이에 대한 차별은 논외로 하자 ㅋㅋ
역시 진정한 여행은 살아 보는 거다.
앞으로는 며칠 여행으로 깔짝거려 놓고 다 이해하는 듯 아는 체하지 않겠다 ㅋㅋ
어느 춥지 않은 듯 더럽게 추운 날, 멕시코 몬떼레이 거리를 비 맞은 개처럼 걷다가 커피에 취해 끄적여 본다~
나의 다짐: 이 곳에서의 안녕과 풍성한 삶을 위해서는 차 있는(운전사 역할) 현지인(가이드 역할) 남친이나 썸남 확보가 급선무인것 같다. 그러나 짐이 많아 헐벗을 수 있는 의상도 안 가져 온 마흔이 돼 버린 나는 무엇으로 어필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