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든든한 사람들

벌써 아버님 차례를 지내는 게 3번째이다. 시간은 그렇게 참 잘 흘러간다.

아버님 제사상을 차리느라 어머님의 수고로움이 참 많았다.

황망하게 주님의 품으로 가신 아버님을 생각하며 음식을 준비하셨을 어머님 마음은 어떠셨을까?

장을 볼 때도, 아버님이 좋아하시던 게를 다듬을 때도, 고기를 다듬을 때도

한결같이 곁에서 음식준비를 도와주셨던 아버님에 대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셨을 것이다.

그 마음은 고마움도, 아쉬움도, 그리움도, 후회 그리고 아직은 소화되지 못한 복잡한 감정들과 함께 올라오셨을 것이다. 그런 마음을 꾹 누르고 장을 보고, 게를 다듬고, 음식을 하셨을 것이다. 그 수고하는 손길과 마음으로 조금은 슬픔이 줄어드셨으면 좋겠다.


인생은 삶과 죽음이 함께 한다.

추석 차례를 치르고 친정에서 만난 아기들인 건하와 지안이로 모임이 유쾌했다. 아이들이 주는 행복과 기쁨이 이리 크다니! 우리 아이들이 클 때는 잘 못 느꼈던 재롱이 눈앞에 펼쳐졌다. 무엇을 해도 이쁘고, 무엇을 해도 같이 하고 싶고, 무엇을 해도 보기만 해도 행복했다.

지금처럼 무럭무럭 가족 안에서 사랑 가득 주목받으며 자랐으면 좋겠다. 뭘 해도 잘했다, 이쁘다 하는 가족들이 있어서 진짜로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잘난 줄 알고 자랐으면 좋겠다.

사위와 조금은 친해진 것 같은 작은언니의 표정도 편해 보여서 좋았다.

너무나 사랑하는 외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가족들이 다 같이 모였을 때 보지 못한 막내가 마음에 걸렸지만, 누구보다 훌륭하게 자란 아들이라 괜찮을 것이라 애써 걱정을 누른다.


명절을 보내고 어머님을 홀로 두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진다.

그래서 이번 설은 하루를 더 어머님댁에서 보냈다. 집에 가고 싶어 하는 표정이 역력한 조카를 위해 윷놀이와 고스톱을 쳤다. 연휴 마지막에 2시간 정도 함께 한 시간이지만 재미있었다. 이런 시간들이 아이들 인생에 추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훗날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그때 우리가 그렇게 놀았다고 추억으로, 이야기로 남기를 바란다.

아침 일찍 집으로 오려고 했는데... 점심식사까지 하고 귀가했다. 막내이모님이 보내주신 가리비와 전복, 관자를 그냥 두고 올 수가 없었다. 어머님과 함께 칼국수까지 맛있게 먹고 돌아왔다.

아버님이 안 계시는 명절은 전과 다르다. 어머님댁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혼자 계시는 어머님을 두고 발걸음을 돌리고 어렵고, 더 유쾌하게 보내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렇게 점점 더 우리 가족은 아버님이 안 계시는 삶에 익숙해질 것이다.


주님! 아버님과 아빠의 영혼의 평안을 주소서! 주님의 품 안에서는 자유롭게 당신들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소서.

오늘도 나의 마음과 생각을 감사로 채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