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연습 11 — 시작은 톱이 아니라 결제였다
학원을 시작하기 전에, 생각보다 많은 준비물이 필요했다.
그리고 돈도 생각보다 많이 들었다.
수업만 등록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시작은 수업이 아니라 장바구니였다.
톱부터 망치, 허리띠, 못주머니, 망치걸이, 대패, 니퍼, 연귀자, 석고보드칼, 줄자, 숫돌, 먹통, 공구함까지.
인테리어 목공만 해도 대략 20만 원 정도가 든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건축목공기능사 시험까지 생각하자 준비물이 또 붙었다.
양날톱, 등대기톱, 줄그무개, 교수용 삼각자, 철자, 드릴비트, 포스너비트, 미니삼각자, 자유자, 평끌, 캔트지…
이 정도만 해도 17~20만 원이 추가로 나간다.
결국 ‘배우러 간다’는 말은, ‘산다’는 말과 먼저 만났다.
생각지도 못한 준비물에 돈이 줄줄 샜다.
특히 캔트지는 계속 들어간다.
건축목공기능사를 준비하면 현치도를 그려야 해서 캔트지가 소모품처럼 빠져나간다.
처음엔 몰랐다. “한 장, 두 장” 사도 될 줄 알았다.
그런데 학원에서 낱개로 사다 보니 오히려 손해였다.
그래서 캔트지는 한 번에 30장 정도 되는 묶음으로 사길 추천한다.
집으로 주문해서 받는 게 훨씬 편했고, 비용도 덜 들었다.
이런 건 ‘기술’보다 먼저 배우게 된다. 어디에서 사면 덜 손해 보는지.
기능사 시험에는 전동드릴도 필요해진다.
언젠가 구매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혹은 학원에서 빌릴 수 있는지 먼저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싼 장비를 처음부터 다 갖추는 건 부담이 크니까.
학원비도 이미 상당히 들었는데, 준비물까지 생각 못 했던 건 솔직히 타격이었다.
그래서 지인에게 물어보고, 있는 도구를 조금 빌려서 지출을 줄여나갔다.
시작부터 순탄치 않은 인테리어 목공.
그래도 이렇게 준비를 마치고 나니, 이상하게 마음이 단단해졌다.
돈이 들어간 만큼, 이번엔 진짜로 해봐야 한다.
그렇게, 학원 첫 수업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