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꼴리, 하고

by 문창인J

니케와 비너스가 아름다운 이유는 몸의 일부분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래 가을이 사라진 올해의 절기에는 유독 사라진 내 반쪽이 그리웠던 것 같아 괜스레 옆구리를 긁적거리던

밤만 되면 매일 내 반쪽의 심장 소리를 상상하며 잠에 빠지곤 했어 조금씩 달궈지는 전기장판 속 온몸을 웅크리며 천천히 뛰고 있을 박동을 세어 보곤 했지 내가 살아있음을 인식하게 해주는

이 세계는 지긋지긋하게도 불완전한 형상을 뛰고 있네 내 방 바닥에 새빨갛게 번진 물감처럼 깜깜한 밤하늘엔 별들이 가장자리를 잊어버리며 희미하게 빛나고 있어 이렇게 어정쩡한 어둠 속에서는 아무런 존재도 될 수 없어서

눈 가리고 아웅, 잊어버린 마음으로 다시 서로를 혐오하며 사랑하는 거겠지 그게 살아가는 본능인 듯 싶어 애먼 옆구리를 긁던 습관을 이제는 버려야겠다고 다짐하면서 한 번 발화해보는 것이다

멜랑꼴리,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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