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낱 무지갯빛 아지랑이에
눈멀지 말라던 말에
빽빽이 앞머리를 내렸다
갈라진 머리카락 사이로
메꿔지던 햇빛 줄기가
때론 내게 새겨진 무늬 같아서
좀처럼 기를 수가 없었다
자르지 못해 뭉툭해진 끝자락은
자주 내 눈을 찌르곤 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줄줄이 가려진 세계에서는
사람들은 눈이 지워져 있었고
나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었다
한껏 주름 잡힌 스커트처럼
길게 늘어트린 머리카락이
어느샌가 내 얼굴의 일부 같았다
떼어낼 수 없는
암막의 표정
좀처럼 펴지지 않아서
어떤 하루는 제 머리채를
쥐어뜯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간간이 새어들어 들어오던
그 빛줄기들은 끔찍하게 아름다워서
내 눈을 멀게 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동시에 여전히
빛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다
작은 줄기라도
내 몸에 새겨지길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