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투케

by 문창인J

한낱 무지갯빛 아지랑이에

눈멀지 말라던 말에

빽빽이 앞머리를 내렸다

갈라진 머리카락 사이로

메꿔지던 햇빛 줄기가

때론 내게 새겨진 무늬 같아서

좀처럼 기를 수가 없었다

자르지 못해 뭉툭해진 끝자락은

자주 내 눈을 찌르곤 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줄줄이 가려진 세계에서는

사람들은 눈이 지워져 있었고

나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었다

한껏 주름 잡힌 스커트처럼

길게 늘어트린 머리카락이

어느샌가 내 얼굴의 일부 같았다

떼어낼 수 없는

암막의 표정

좀처럼 펴지지 않아서

어떤 하루는 제 머리채를

쥐어뜯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간간이 새어들어 들어오던

그 빛줄기들은 끔찍하게 아름다워서

내 눈을 멀게 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동시에 여전히

빛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다

작은 줄기라도

내 몸에 새겨지길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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