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셰 바이 클리셰

by 문창인J

너의 빈 심장을 생각했다 빈 주머니 속을 부풀리며 호흡하는 그 순간 너는 태어났다 뻔한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 뱃속의 완벽한 생을 놓지 않으려 했다 스스로 축복받지 못한 시작이었다 너에게 생은 너무도 진부한 소재였다 그러므로 너는 글을 썼다 뻔한 결말을 맞이하지 않으려고 낡은 안경 대신 벚꽃색 렌즈를 넣어봤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비를 온몸으로 맞아보며 안개를 찾아다니기도 했다 때로는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을 찾아다니면서도 동시에 스스로 지옥에서 보낼 한철을 꿈꾸기도 했다 그렇게 살아지기도 했다 진부하고도 참 뻔뻔한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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